경쟁사들도 ‘아키에이지’ 성공 기원 왜?

일반입력 :2012/12/17 11:37    수정: 2012/12/17 17:01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을 잇는 또 하나의 대작 온라인 게임 ‘아키에이지’의 출시일이 결정된 가운데, 경쟁사들도 조차 아키에이지의 성공을 응원하고 있다. 침체된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을 아키에이지가 부흥시켜주기를 바라는 차원에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게임업계는 ‘풍요 속 빈곤’으로 평가된다. ‘리그오브레전드’, ‘디아블로3’, ‘블소’ 등 많은 대작들이 빛을 발하며 게임 팬들을 즐겁게 했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 토종 온라인 게임들의 설자리가 예전보다 비좁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기준 PC방 온라인 게임 순위를 살펴보면 상위 10개의 게임 중 외산 게임이 차지하는 수는 절반에 해당하는 5개다. 점유율로 따질 경우 약 40%에 달한다. 지난해 말 출시돼 1위 자리를 꿰찬 리그오브레전드가 무엇보다 큰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외산 게임들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부담도 그 만큼 높아졌다. 외산 게임과 경쟁하고 높아진 이용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과 전문 인력들이 필요하기 때문. 또 높아진 인건비를 감당하기 힘든 중소 게임사들의 경우 벤처캐피탈 등 투자 유치를 성공시키는 것 역시 어려워진 시장 환경이 돼버렸다.

이 가운데 아키에이지가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을 활력을 불어넣어줄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게임업계는 이 게임의 성공을 바라는 분위기다. 400억원 이상 막대한 개발비가 투입된 만큼 반드시 성공해야 국내 온라인 게임에 대한 투자가 계속 이뤄지고, 또 경쟁력이 계속 커 나갈 수 있다는 절박함이 밑바탕에 깔린 것이다.

실제로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해 초 출시된 ‘테라’ 때와, 올해 중순 나온 ‘블소’ 때에도 비슷했다. 두 게임 모두 오픈 시점으로 볼 때 개발비가 각각 450억원(테라), 500억원(블소) 가량 든 만큼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업계의 격려 분위기가 팽배했던 것.

하지만 결론적으로 두 게임 모두 시장에서의 기대치 보다 낮은 성과를 보이며 “값비싼 대작이 제 값을 못한다”는 평가와 우려를 받았다. 물론 성과를 떠나 게임의 작품성과 품질을 높였다는 것만으로도 선방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냉정한 평가가 더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 속에서 더 많은 기대와 부담을 안고 초대형 신작으로 아키에이지가 새해 1월2일 출시된다. 이 게임은 NHN을 비롯해 많은 기업들로부터 제작비용을 투자 받았으며, 약 6년 간 180여명의 전문 인력들이 공들여 제작했다. 또 ‘바람의 나라’, ‘리니지’의 신화로 불리는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직접 개발을 전두지휘 해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 규모는 6조2천369억원으로, 전년 4조7천673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올해 전망치는 7조8천762억원으로, 2014년에는 11조8천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전망 자료도 나와 있다. 여전히 PC 온라인 게임이 성장 가능성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이 같은 성장세가 실제로 가능하기 위해서는 아키에이지와 같은 국내 대형 온라인 게임들의 성공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중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등에서 건너온 대형 외산 게임들의 출시가 예정돼 있는 만큼 국내 온라인 게임들이 한 단계 도약해야 살아남는다는 ‘타이트 한’ 주문도 이어지고 있다.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지만, 해외 진출은 물론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꾸준히 지켜가는 것도 우리 게임사들의 중요한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그 역할을 아키에이지와 같은 대작들이 해주기를 업계는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경쟁사인 A게임사 대표는 “아키에이지가 출시되면 분명 우리 게임의 점유율은 하락하겠지만 그래도 현재 침체된 게임 시장 분위기를 고려하면 아키에이지가 성공하는 것이 결국 득”이라면서 “전체적으로 온라인 게임이 살아나야 장기적으로 우리의 게임 생태계가 살아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B게임사 관계자는 “워낙 이용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져 성공을 확신하거나 예단할 수는 없지만 아키에이지가 선전해주기를 바란다”면서 “개발 기간이 다소 지연되면서 이용자들의 기대감이 예전만큼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준비한 기간에 비례해 콘텐츠 양과 질이 탄탄한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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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기대감에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는 최근 열린 아키에이지 기자 간담회에서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이 침체된 분위기다”면서 “이 부분은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이 더 열심히 하고 다양한 실험적 게임 장르를 통해 해결해야한다고 보는데 아키에이지가 이를 이끌어 갈 수 있을지 지켜봐 달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