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IM, 애플 전담 중책 맡았다

일반입력 :2012/12/12 17:50    수정: 2012/12/13 10:03

남혜현 기자

삼성전자가 PC사업을 무선사업부에 흡수 통합했다. PC와 태블릿을 스마트폰과 연계, 애플과 본격적인 경쟁 강화에 나섰다.

12일 삼성전자(대표 권오현)는 '2013년 정기개편과 보직인사'를 실시하며 IT솔루션 사업부를 해체, PC와 프린터 사업을 분리한다는 개편안을 발표했다.

조직개편에 따라 PC를 IM부문 무선사업부에 통합했다. PC가 휴대폰, 태블릿과 운명을 같이 하게 된 셈이다. 애플이 '아이폰-아이패드-아이맥'을 함께 만드는 것과 유사한 전략이다.

이같은 결정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단 뜻이 깔렸다. 스마트폰을 개발하며 앞서 PC 연구 인력 상당부분을 스마트폰에 전진배치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슬레이트PC-아티브 스마트PC' 등을 선보이며 노트북에 모바일 DNA 결합을 시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측은 PC의 경우 무선사업부의 소프트웨어 역량과 경박단소 하드웨어 경쟁력을 PC제품에 이식, 태블릿과 노트북 개발 부문간 시너지 효과를 꾀했다며 휴대폰 브랜드와 마케팅 역량을 PC사업에 전파, 무선사업부 특유의 승자 정신을 확산코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갤럭시'로 스마트폰 1위에 오른 저력을 PC에도 옮겨 심겠단 뜻이다. 꺾을 수 없을 것처럼 보였던 스마트폰 시장서 삼성이 전세계 1위에 오른 만큼, PC도 브랜드력 강화만 된다면 충분히 승산 있다는 의지를 담았다.

특히 삼성이 애플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PC 기술 역량과 점유율 확산이 바탕이 되야 한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애플의 '스마트폰-PC' 연계 전략이 삼성에 벤치마킹 대상으로 작용했다.

아이폰으로 세계 최정상에 오른 애플도, 시작은 매킨토시 컴퓨터였다. 매킨토시로 쌓은 IT 기술 경쟁력이 아이폰 신화의 바탕이 됐다. PC에서 시작한 애플은 아이폰으로 성장했고, 아이폰 성공이 다시 맥북 돌풍이란 선순환을 이끌었다.

아이폰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애플은 무시 할 수 없는 PC 기업으로도 성장했다. 지난 3년간 '맥북에어'로 대변되는 애플 PC 성장률은 눈부시다. 지난 2009년 애플의 글로벌 PC 시장 점유율은 3.6%로 전체 7위였다. 그러나 지난해 애플 점유율은 4.9%로 훌쩍 뛰었다. 올해는 도시바를 제치고 6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삼성전자 역시 PC를 '글로벌 톱5'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시리즈9'으로 대표되는 히트 상품으로 글로벌 PC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다만, 아직까지 삼성전자 PC는 시장 점유율로 따지면 4년 연속 8위에 머무르고 있다.

애플 외에 PC와 스마트폰을 결합해 성장한 사례는 있다. 중국 PC업체인 레노버는 올해 4분기 HP를 제치고 글로벌 PC 1위로 올라섰다. 레노버는 PC에서 번 돈을 스마트폰에 투자, 내년 중국내 스마트폰 1위 업체로 발돋움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도 PC를 필요에 따라 각기 다른 사업부로 재편하며 경쟁력을 도모했다. 시장 변화에 따라 필요하다면 PC를 MC사업본부에 통합시킬 가능성도 있다. 물론 스마트폰·태블릿과 전략적 관계가 우선 고려 대상이다.

LG전자는 지난 2008년 PC사업부를 휴대폰과 같은 MC사업부에 통합시켰다가 2010년말 독립사업부로 재편했다. 모니터, 프린터와 합쳐 IT솔루션 사업부를 탄생, HE사업본부에 배치한 것은 지난 2011년 말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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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S) 운영체제(OS)인 윈도를 IT솔루션사업부가, 구글 OS인 안드로이드를 MC사업부가 맡고 있다. 만약 LG전자가 윈도폰과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시장에 내놓는다면 PC와 스마트폰이 하나의 부서로 합쳐질 가능성도 농후하다.

한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는 현재 PC와 모바일 부문 업무가 겹치지 않는다라며 만약 LG전자가 윈도폰이나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만들 경우 무선사업부로 PC가 이관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