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까지 노린다"…아이폰에 눈 먼 도둑들

일반입력 :2012/12/10 10:18    수정: 2012/12/10 11:11

손경호 기자

도둑이 지체 장애인의 아이폰까지 훔쳐 달아나는 일이 발생했다. 아이폰에 의지해야 살아갈 수 있는 이 사람은 고가 스마트폰에 눈 먼 도둑에 의해 생활 자체가 힘들어지게 되고 말았다. 스마트폰이 10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 제품으로 여겨지며 이같은 도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9일(현지시간) 씨넷, NBC뉴욕 등 외신은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윌리엄 워싱턴㊳씨가 미국 뉴욕 스태튼섬 인근 아파트 로비에서 유일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아이폰을 도난 당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씨는 특수제작한 헤드밴드를 이용해 화면에 나타난 메시지를 터치하고, 이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식으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해왔다.

NBC뉴욕은 워싱턴씨의 아이폰을 훔친 도둑을 두고 '어떤 감정도 없는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워싱턴 씨는 자신의 휠체어 위에 올려진 아이폰을 도둑질 당하는 장면을 두눈 뜨고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아이폰을 도난당한 워싱턴 씨는 구형 PC를 통해 NBC뉴욕과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당시 심정을 무기력 했고, 무서웠다고 밝혔다.

워싱턴씨는 컴퓨터에 타이핑 하는 방식으로 세상 밖에 나오기 위해 특별한 장치에 의존하는 장애인들로부터 이 기기를 훔쳐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난 사실을 경찰에게 알리기 위해 이메일밖에 사용할 수 없었다.

워싱턴씨는 그러나 아이폰을 도난 당한 이후에도 진짜 목소리를 잃어버린 것은 아니다라며 자신에게 도움을 준 지인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현지 경찰은 폐쇄회로TV(CCTV) 조사결과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18세 소년 나키엠 샌더스의 소행인 것으로 확인하고 그를 체포했다. 그가 훔친 아이폰은 최신품인 아이폰5가 아닌 아이폰3G였다.

이 같은 도난 사고는 지난 7일 영국에서도 발생했다. 록그룹 핑크플로이드 드러머 닉 메이슨의 부인이 공공장소에서 문자메시지를 보내던 중 자전거를 탄 도둑으로부터 아이폰을 도난 당한 사건이다. 이날 데일리메일은 최근 통계상 하루 평균 런던에서만 자전거 도둑을 통해 170개의 아이폰이 도난 당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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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뉴욕시 한 매장에서는 유모차에서 아이폰으로 만화를 보고 있던 아이의 손에서 이를 빼앗아 달아나는 사건도 발생했다. 외신들은 뉴욕에서만 아이폰과 아이패드 도둑들이 1년새 40% 이상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애플 측은 이러한 도난 사고에 대해 '내 아이폰 찾기(Find My iPhone)'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분실된 기기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고 당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