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이동통신사로의 변신을 꾀하는 모양새다. 소프트웨어 분야를 평정한 구글이 이제는 이동통신 산업 진출을 원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은 구글이 버라이즌, AT&T와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자체 통신망을 론칭하기 위해 미국 위성TV 업체 디시네트워크와 협의 중이라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디시네트워크는 구체적인 대상은 밝히지 않았지만 잠재적인 파트너와 새 통신망 론칭을 논의 중이라고 인정했다. 찰리 에르겐 디시네트워크 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이동통신 업계에 진출하길 원하는 다수의 파트너들과 디쉬 주파수를 사용하는 새로운 통신 네트워크 론칭을 위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당 논의는 상당히 초기 단계로, 성사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대변인은 답변을 거부했다.
디시네트워크는 지난 2008년부터 무선통신망 구축을 통한 파트너를 찾아왔다. 구글로서는 디시네트워크가 보유한 위성TV용 주파수를 이동통신용으로 용도 변경해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에르겐 회장은 “디시네트워크는 이미 송전탑, 기지국, 데이터 처리 설비 등 이동통신과 관련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며 “비즈니스 측면에서 디시네트워크와 파트너가 되는 것이 (이통사업에 진출하기에는) 가장 쉬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구글과 디시네트워크는 구글TV를 공동 개발한 파트너이기도 하다. 디시네트워크는 구글TV에 필요한 TV, DVR, 웹 콘텐츠를 넘나드는 통합시스템 개발에서 구글과 협력해왔다.
사실 이미 구글은 1GB의 초고속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통신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구글은 지난 7월 미국 미주리주 등 일부 지역에서 구글 파이버(Fiber)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구글 파이버는 론칭 한 달 만에 캔자스시티 주민의 39%가 가입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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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그간 구글의 행보를 볼 때 이동통신사업으로의 진출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월터 피에치크 BTIG 무선산업 애널리스트는 “구글 입장에서 무엇보다 아픈 것은 이동통신사들이 무선 데이터 통신 용량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구글은 사람들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하루 10시간 이상 유튜브를 보는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비록 구글이 이동통신산업에 대한 노하우와 경험이 없더라고 자금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구글은 지난 9월 기준 450억달러(한화 약 50조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