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의 회계연도 3분기 순익이 전년동기대비 4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센터 사업의 성장폭보다 PC사업의 하락폭이 더 큰 상황이다. 부진 탈출의 열쇠를 쥔 데이터센터 사업이 불경기란 장애물에 막혀 더디게 성장하면서, 델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델은 15일(현지시간) 회계연도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이 기간동안 매출 137억2천만달러, 순익 4억7천5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11%, 47% 씩 감소한 수치다. 퀘스트소프트웨어 인수비용 6천만달러를 감안하더라도 예상보다 큰 폭의 하락이다.
모든 사업부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대형 엔터프라이즈 사업부는 42억달러 매출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8% 감소했다. 공공사업부 매출도 11% 감소한 38억달러를 기록했다. SMB사업부 매출은 33억달러로 1% 감소했다. 가장 큰 하락은 역시 컨슈머사업부다. 델 컨슈머사업부 매출은 25억달러로 23% 하락했다.
컨슈머사업부의 실적은 급기야 적자상태에 돌입했다. 이 회사는 6천5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고, 2.7%의 영업손실률을 보였다.
매출 비중 측면으로 보면 지난 분기는 데이터센터 사업이 PC사업보다 커진 첫 시기였다.
지난 3분기 델 전체 매출 중 PC 제품군의 비중은 49%다. 데이터센터 비중은 51%로 늘었다. 지난 2분기 5대5였던 것에서 추가 한쪽으로 이동한 것이다.
델의 무게중심이 PC에서 데이터센터로 이동하는 과도기한 점을 드러낸다. 델이 향후 좋은 성적을 보이려면 데이터센터 사업이 PC사업의 부진을 메워야 한다. 그러나 아직 데이터센터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는지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제품 및 솔루션 측면에서 PC사업의 부진이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데스크톱PC 매출은 31억2천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노트북 등 모빌리티 매출은 35억2천만달러로 전년대비 26% 줄었다. PC사업에서 사라진 매출이 1년전에 비해 14억달러를 훌쩍 넘는다.
델은 최근 수년 동안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중심 회사로 변신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기업용 SW 등이 그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서버를 제외한 나머지 데이터센터 사업은 여전히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성장은 커녕 감소세다.
이 회사의 지난 3분기 서버 및 네트워킹 제품 매출은 23억2천만달러로 11% 성장해 희망적인 모습을 보였다. 서버가 전년대비 4%, 네트워킹이 전년대비 40% 증가했다. 델 측은 모든 서버벤더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스토리지 매출이 3억8천600만달러로 16% 줄었고, 서비스 매출이 21억달러, 소프트웨어 매출이 22억달러로 각각 1%, 11% 줄어들었다. EMC 스토리지 OEM 사업 중단 후 자체 스토리지 사업 매출은 지난 3분기에도 전년대비 3% 감소했다.
엔터프라이즈 사업 전체로 보면 매출이 1년전에 비해 3억6천만달러 줄어들었다.
델은 전세계적인 경기불황이 실적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서버 매출이 증가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8을 탑재한 노트북 신제품 판매가 본격화되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델은 파워엣지 12세대 모델이 전체 서버매출의 3분의 2를 차지할 정도이며 이전세대보다 영업이익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퀘스트소프트웨어를 비롯해 앱어슈어, 소닉월, 와이즈, 메이크, 클레리티 등 올해 인수한 소프트웨어 사업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매출과 순익에 기여할 것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나 델의 예상처럼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다. 델은 오는 4분기 매출이 3분기보다 2~5% 증가하는 선에서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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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난국이다. 미국 경기가 약간의 회복기미를 보이지만, 중국과 유럽 등의 경기가 낙관적이지 않다. 훌륭한 솔루션을 갖췄더라도 모든 고객군의 지갑이 닫혀버린 상황에선 무용지물이다.
더욱 불안한 모습은 시장 권역별 실적에서 나타난다. 중국과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BRIC를 포함한 성장시장 매출이 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유럽, 일본 등의 매출 모두 각각 9%, 11%, 15%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