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반독점 피소..."경쟁사 못가게 아이폰 잠궈"

일반입력 :2012/10/22 10:03    수정: 2012/10/22 17:20

이재구 기자

애플이 아이폰에 락(Lock) 기능을 걸어 특정이통사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가 반독점법 위반혐의로 소송을 당했다. 락 기능은 아이폰사용자가 기존 이통사에서 사용하는 단말기를 다른 이동통신사로 옮겨가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한 잠금 기능이다.

씨넷은 22일(현지시간) AT&T 가입자인 원고들이 미캘리포니아 북부지원에 애플이 AT&T망에 가입한 아이폰고객들의 음성과 데이터를 소비자 동의없이 이 회사통신망에 묶여있게 만듦으로써 셔먼반독점법과 디지털밀레니엄법을 위반했다며 애플을 집단 소송했다고 보도했다.

자크워드와 토머스 부차 등 2명의 AT&T 아이폰 가입자는 지난 19일 미 캘리포니아 북부지원에 제기한 소장에서 AT&T가입 고객의 음성과 데이터를 잠궈 타 이통사로 옮겨가지 못하게 했다며 자신들의 단말기 락을 풀도록 해 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애플이 지난 2007년 AT&T와 5년간 배타적 아이폰 공급 협정을 맺었을 때 소비자들의 가입동의를 얻지 않고 사용자 아이폰을 잠궈 경쟁사로 옮겨가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는 “애플은 AT&T와의 합의에 따라 아이폰에 SW락을 설치했는데 이 때문에 아이폰사용자들은 그들의 단말기를 갖고 AT&T와 경쟁하는 이동통신업체로 옮겨갈 수 없었다”고 쓰여있다.

원고들은 이같은 행위는 디지털밀레니엄저작권법(Digital Millennium Copyright Act)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디지털밀레니엄저작권법은 휴대폰 사용자가 다른 통신망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기기를 변경하는 것을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원고들은 또 소장에서 “애플은 이같은 행동을 통해 불법적으로 경쟁사들을 옥죄었고 고객의 선택권을 제한했으며 아이폰을 통한 음성과 데이터서비스용 애프터마켓에서 인위적으로 값을 올렸다”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애플에 대해 소비자들의 금전적 손실 배상 외에도 아이폰에서 심(SIM)카드 잠금해제를 막는 것같은 프로그래밍을 하지 못하도록 명령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원고들은 또한 법원에 애플이 아이폰이 잠겨있다는 것을 적절히 밝히지 않는 행위를 막아줄 것과 이같은 상황에서 가입을 받을 때 보이스데이터 락에 대해 고객의 동의를 얻도록 명령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함께 아이폰사용자들의 요청이 있을 때엔 심카드 언락코드를 제공토록 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이통사들의 아이폰 락 설치에 대해 좌절한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같은 이슈와 관련, 미 대법원은 지난 해 “소비자들이 이통사에 대해 더 이상 집단 소송을 할 권한이 없다”고 판결하면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바 있어 향배가 더욱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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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AT&T와 컨셉숀의 당시 소송에 대해 이통사가 가입자와 계약할 때 (불만이 있을 경우)집단소송 대신 분쟁당사자가 중재에 의해 해결하도록 제한한 조항은 기본적인 공정성 표준 원칙에 합당하다고 판시했다.

이번 소송의 원고들은 이통사업자가 아닌 휴대폰 제조업체에 대해 소송했다. 애플이 고객들과의 계약시 이같은 중재조항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는 즉각 밝혀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