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KAIST 총장 사퇴...오명 물러나야"

일반입력 :2012/10/17 13:27    수정: 2012/10/17 13:44

정현정 기자

사퇴압력을 받아오던 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내년 3월 자진 사임할 뜻을 밝혔다. 서 총장은 그 동안 계약해지를 놓고 갈등관계를 빚어온 오명 이사장에 대해서도 동반 퇴진도 요구했다.

서남표 총장은 17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서머셋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14년 7월까지 임기가 부여됐지만 내년 3월 정기이사회를 끝으로 마무리하겠다”며 “내년 1월 중 신임 총장 선임을 위한 관련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이사회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제가 숱한 수모를 당하면서도 오늘까지 참아온 것은 KAIST 발전을 위해 가장 적절한 퇴임시기를 고민해 왔기 때문”이라며 “남은 5개월간 그동안 추진해 온 글로벌 사업 등을 잘 마무리하고 후임 총장이 학교를 잘 발전시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한편 KAIST를 세계 초일류 연구 중심 대학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총장을 영입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남표 총장은 지난 2006년 KAIST 총장으로 취임해 연구예산 확대, 교수 정년심사 강화 등 개혁을 추진했으나 학내 반발에 부딪혔다. 지난 해 초부터 학생들의 잇단 자살 이후 퇴진 요구에 시달려 왔다.

KAIST 이사회는 7월 임시 이사회에서 서 총장에 대한 계약해지 안건을 상정했지만 이를 처리하지 않고 오명 KAIST 이사장과 서 총장이 협상을 통해 거취 문제를 해결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한편 이 자리에서 서남표 총장은 오명 이사장의 동반 퇴진을 함께 촉구하고 나섰다. 서 총장은 교수 협의회와 학생들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오던 중 지난 7월 카이스트 이사회가 자신에 대한 계약 해지 안건을 상정하면서 오명 이사장 등과 갈등을 빚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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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총장은 “지난 2년 동안 오명 이사장은 이사회를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면서 오로지 저의 사임만을 강요해왔다”며 “학교의 혼란만 가중시켜 온 이사장은 이사장직에서 물라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직 저의 자진사임만을 끌어내고 자신의 정치적인 입지를 고려해 현 정부 임기 중에 후임총장을 시급히 선임하려는 의도는 KAIST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면서 “제 경험으로 보았을 때 후임총장은 차기정부와 효율적으로 협력하실 수 있는 분이 선임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