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삼성, 냉장고 광고 내려라" 소송

일반입력 :2012/09/24 13:36    수정: 2012/09/24 13:38

남혜현 기자

냉장고 용량 논쟁이 결국 법적 분쟁을 불러왔다. LG전자는 삼성전자가 지난달 인터넷에 게재한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이란 동영상 광고가 사실을 왜곡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LG전자(대표 구본준)는 24일 삼성전자가 사실과 다른 허위 광고를 게재, 자사 명예와 신용 등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했다며 '부당 광고 행위의 금지를 청구'하는 내용의 가처분 소송을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측은 삼성전자의 광고행위가 ‘기만적인 광고’, ‘부당 비교 광고’, ‘비방 광고’ 및 ‘부정경쟁행위’로서, LG전자의 명예, 신용 등 인격권을 심각히 침해한다고 판단, 권리 보호를 위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동영상 광고는 삼성전자가 지난 8월 22일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자사 공식 혼수가전 블로그 ‘신부이야기’ 및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투브에 게시한 것이다. 해당 동영상은 삼성전자가 임의로 냉장고를 눕힌 후 ‘물’을 내부에 부어 용량을 측정한 것이다.

동영상이 이슈가 되자 LG전자는 지난 18일 삼성전자에 '해당 광고의 즉각 중지, 사과의 의사표시 및 관련 책임자의 문책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공문'을 내용증명을 통해 발송한 바 있다. LG전자 측은 삼성전자가 내용증명 수신 후에도 어떠한 형태의 회신도 없이 오히려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2’라는 비방 광고를 21일 유투브에 추가로 게시했다고 주장했다.

LG전자에 따르면 문제의 광고에 쓰인 ‘물 붓기’, ‘캔 넣기’ 등의 방법은 정부의 공식 규격인증기관인 기술표준원에서 인정하지 않는 방식이다. 이 회사측은 삼성전자가 1차 동영상(물 붓기)에서 삼성 지펠은 KS(한국산업규격)을 준수하여 냉장고 용량을 표기합니다라고 표시해 마치 ‘물 붓기’가 KS규격에 의한 적법한 측정 방식인 양 교묘하게 소비자를 기만하고 국가 표준의 신뢰성과 권위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물 붓기’는 실제 사용되지 않는 공간까지 포함하고, ‘캔 넣기’는 오히려 사용 가능한 공간을 임의로 누락하는 등 실제 사용 가능한 공간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는 잘못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삼성전자 냉장고가 LG전자 제품보다 용량 면에서 우수하다고 소비자를 오도하는 광고를 하는 것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LG전자 HA사업본부 윤경석 냉장고 연구소장은 이번 동영상과 관련해 “KS 규격에 따른 정부 공식 측정 방식으로 제 3의 공인 기관을 통해 공개 검증하자”고 삼성전자에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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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품질과 서비스에 의한 본연의 경쟁이 아닌 악의적인 비방광고로 각종 법령을 어겨가면서까지 소비자를 오도하고 경쟁사를 폄훼하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윤 연구소장은 이어 “경쟁사의 악의적이고 비상식적이며 정도에 어긋난 부정경쟁 및 명예훼손 행위에 대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부당한 방법으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려 하지 말고, 고객 만족을 위해 제품 및 기술 개발 등 정당한 경쟁을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