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5 원가, 4S보다 ↓

일반입력 :2012/09/17 13:53    수정: 2012/09/17 14:05

송주영 기자

아이폰5의 기능이 개선됐지만 가격은 아이폰4S와 비교해 그대로다. 애플이 가격을 유지할 수 있었던 뒷심의 배경에는 부품 가격 인하가 한 몫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개발비, 인건비를 제외한 부품가격, 조립비용은 아이폰5가 아이폰4S와 비교해 더 낮다. 기능은 개선하면서도 애플은 부품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오히려 마진율은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

14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아이폰5 64GB 제품에서 부품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54%에 불과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전작인 아이폰4S 64GB 64% 대비 10%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보고서는 애플은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높였으며 부품가는 낮추고 소비자가는 그대로 받았다는 비난의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 출시된 아이폰5 16GB 제품의 부품원가 비중은 94%, 32GB는 76%, 64GB는 54%로 분석했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4S와 비교해 부품이 소비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졌다.

보고서는 아이폰5의 부품 마진율은 아이폰4S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IHS아이서플라이는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4S에서 부품가격이 소비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6GB 98.5%, 32GB 72%, 64GB는 64%로 분석한 바 있다. 아이폰5는 인셀을 이용한 터치감, 선명도를 높이는 등 기능을 개선하면서 디스플레이 등 일부 부품의 단가를 높였다. 반면 기능 개선과 크게 상관없는 부품은 가격을 확 낮춘 것으로 보인다. 낸드플래시 공급가격의 경우는 아이폰4S와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부품 가격이 올라간 대표적인 분야는 디스플레이, AP 등이다. 애플 아이폰5는 LG디스플레이, 재팬디스플레이가 패널을 공급한다. 고해상도 4인치 디스플레이(1366×640)다. 삼성전자가 공급하는 A6 프로세서도 부품 가격이 상승했고 새로 개발된 알루미늄 케이스 등도 가격이 상승한 주요 부품으로 꼽혔다.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아이폰5의 터치 기능이 장착된 인셀 디스플레이 패널 비용은 52달러다. IHS아이서플라이가 분석한 아이폰4S 디스플레이는 23달러, 터치 기능은 14달러로 합해도 37달러다. 아이폰5 인셀터치 디스플레이가 아이폰4S 패널, 터치스크린 가격을 합한 것보다 더 비싸다. AP 가격은 25달러로 기존 아이폰4S 15달러와 비교해 10달러 올랐다.

애플은 이외 기능 부품에 대해서는 가격을 낮췄다. 메모리 가격이 전작 대비 큰 폭으로 낮아졌다. 메모리, 전력관리 칩 등은 가격이 다 떨어졌다. 아이폰5의 낸드플래시 가격은 16GB가 10달러, 32GB가 18달러, 64GB가 35달러로 추정됐다. 아이폰4S에서는 19.2달러(16GB), 38.4달러(32GB), 76.8달러(64GB)와 비교하면 16GB 제품만 빼고 32, 64GB 제품은 1년만에 절반 이하 수준이다. 9.1달러였던 D램 비용도 7달러로, 7.2달러였던 전력관리칩 비용 추정치는 6달러 수준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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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9월 한달동안만 아이폰5 선주문량 600만대를 출하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1분기까지 아이폰5 판매량은 2천400만~300만대, 부품공급업체의 출하량은 3천만~3천500만대로 추정됐다. 단일 기종 물량으로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큰 고객인 것은 맞다”면서도 “구매력을 이용해 부품업체에 가격 인하 압력을 계속한다면 결국 좋은 품질의 제품을 확보할 가능성은 낮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