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아이폰5, 앱디자이너 '할 일 늘겠네'

일반입력 :2012/09/14 08:10    수정: 2012/09/14 11:15

새 iOS와 함께 배포된 개발도구에는 달라진 아이폰5 해상도에 맞춰 앱 레이아웃을 자동으로 표시해주는 기능이 들었다. 그러나 기존과 다른 해상도에 개별적인 최적화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드로이드만큼은 아니지만 화면 크기에 따른 '플랫폼 파편화'가 시작됐다는 얘기다.

애플은 12일(현지시각) 미국서 아이폰5 발표에 이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자를 위한 차세대 모바일 운영체제 iOS6 최종판(GM) 배포를 시작했다.

iOS6는 아이폰5에 기본 탑재되며 19일부터 아이폰4S, 아이폰4, 아이폰3GS, 새 아이패드, 아이패드2, 4세대 아이팟터치 사용자들에게도 제공될 예정이다.

이날 애플은 iOS6 GM과 더불어 앱개발툴 X코드4.5 GM 버전도 내놨다. 개발자들은 이를 통해 기존과 달라진 아이폰 화면비율과 해상도에 맞게 앞서 출시한 앱을 교정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은 개발툴과 새 iOS GM 버전을 배포하면서 개발자들에게 iOS6에 맞는 앱을 앱스토어에 등록하라는 초대장도 보냈다.

애플은 초대장에서 iOS6 GM판과 X코드 4.5 버전을 내려받고 기존 앱의 (iOS6에 대한) 호환성을 테스트하라며 앱스토어 검수 지침도 업데이트됐으니 확인하라고 밝혔다.

이미 루머를 통해 알려진대로 애플은 아이폰5 화면 크기를 이전 3.5인치에서 4인치로 0.5인치 키웠는데 해상도를 보면 레티나디스플레이 기준 640x960화소에서 세로만 늘어난 640x1136화소다. 얼핏 보면 아이폰3GS에서 아이폰4로 넘어올 때 기존 320x480화소에서 가로세로 2배씩 늘어난 해상도 640x960화소가 됐을 때보다 별 변화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아이폰용 앱을 개발하거나 디자인하는 입장에서 볼 때 이는 단순히 해상도가 4배로 늘어났을 때보다 더 큰 변화다. 물리적인 화면 비율과 크기가 다른 단말기에 기존 앱이 최적화되려면 개발자가 상이한 크기와 비율과 해상도에 알맞게 코드를 뜯어고쳐야 하기 때문이다.

앱이 지원하는 화면크기와 비율, 해상도가 많아질수록 최적화하기까지 필요한 시간과 비용은 늘어난다. 그래서 만일 시간과 비용이 제한된 환경에서 개발한 앱이라면 특정 단말기에서 제대로 표시되지 않거나 하는 문제가 생긴다. 그리고 모든 현업 환경은 시간과 비용을 제한받는다.

이제껏 아이폰 앱개발자들은 아이폰3GS 이전과 아이폰4 이후, 2가지 화면 크기에만 대응하면 충분했다. 운영체제 차원에서도 기존 화소 1개를 4개로 늘리면서 화면에 표시되는 내부 구성요소의 간격이나 배치를 자동으로 처리해줬다. 다른 플랫폼에 비해 개발자 부담이 적었단 얘기다.

레티나디스플레이에 세로로만 176화소를 더한 아이폰5 해상도로 넘어오면 사정이 달라졌다. 긴 방향으로 표시할 화면상의 구성요소가 놓이는 위치, 또는 전체 화면에 대한 표시대상의 최적 비율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 단말기와 새 단말기에 각각 잘 돌아가는 앱을 만들기 위해 개발자와 디자이너에게 추가 부담을 지운다.

이때문에 국내외 개발자들은 일찍이 루머를 통해 애플이 아이폰5 화면비율과 해상도를 바꿀 것이란 소식을 접하면서도 '헛소문'이라 치부해왔다. 일관된 사용자 경험과 개발환경의 편의성을 중시해온 애플이 고의로 비효율적인 '해상도 파편화'를 유발할 거라고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선 아이폰5에서 기존 앱을 아무런 최적화 과정 없이 실행할 경우 과거 아이폰 앱을 아이패드에서 곧바로 돌릴 때처럼 검은 여백으로 빈자릴 채우게 된다. 레티나디스플레이에 맞춘 앱이라면 위아래로 88화소 검은띠가 표시된단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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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애플은 검은 여백을 만들지 않으면서 과도한 수작업 없이 전체 화면에 앱을 표시할 수 있는 기능 '오토레이아웃'을 새 개발도구에 담아 문제를 완화시켰다. 오토레이아웃은 애플이 지난해 앱 전체화면 실행기능을 처음 지원한 맥OS X 10.6 '라이언'을 출시하며 선보인 기능이다. 특정 해상도에 맞춰 개발된 앱의 구성요소를 자동으로 전체화면에 맞춰 늘리면서 화면비율의 어그러짐을 최소화해준다.

이를 설명한 맥과 iOS 개발사 오로라플래닛의 김정 대표는 아이폰5 화면해상도가 바뀌었지만 iOS6에 내장된 기능덕에 기존 앱 해상도를 어그러뜨리지 않고 곧바로 실행시킬 수 있다면서도 전체 화면으로 표시되는 앱을 만들려면 새로운 해상도에 맞춰 디자이너가 별도 작업을 거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