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선후보들은 모두 망중립성 원칙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통신요금 인하, 공인인증제도 개선, 방송통신위원회 개편 등에 대해서도 한 목소리를 냈다. 다만 선거법상 실명제, 인터넷 심의제도와 임시조치, 게임 셧다운제에 대해선 약간씩 상이한 입장을 보였다.
망중립성이용자포럼(이하 이용자포럼)은 12일 IT정책과 관련한 질의서에 대한 민주당 대선후보 4인의 답변서를 공개했다. 이용자포럼은 언론개혁시민연대, 경실련, 진보넷, 오픈웹 등 시민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정세균, 손학규 후보는 망중립성 원칙, mVoIP서비스 및 P2P트래픽 차단, 스마트TV 비용부담에 대해 원론적 입장만을 거론했다. 반면 김두관, 문재인 후보는 분명한 이해에 기초해서 망중립성 원칙, mVoIP서비스 및 P2P트래픽 차단, 스마트TV 비용부담 등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정책 지향을 제시했다.
특히 김두관 후보는 mVoIP서비스에 대해 거시적인 인터넷 개방성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문재인 후보는 더 나아가 경쟁을 촉진시키기 위해 mVoIP서비스를 활성화해 이용요금 인하를 유도, 트래픽 현황 조사·공개를 위한 기구신설과 이동통신사 원가공개 등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집행 방안을 제안했다는 설명이다.
문 후보는 답변서에서 “네트워크사업자, ISP, 민간전문가, 정부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가칭)네트워크중립성위원회와 같은 검증기구를 구성해 망 사업자의 트래픽 현황을 투명하게 조사·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통신요금 정책에 대해선 모든 후보가 통신요금이 비싸다는데 공감하고, 통신요금 원가의 투명한 공개를 지지했다. 또한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의 마련을 역설했다.
통신비 인하를 위한 방안으로 정세균 후보는 휴대폰 기본요금 인하 및 가입비의 단계적 폐지, WiFi 공용화를, 김두관 후보는 단말기 가격과 통신비의 분리 과금, 가입비․기본료․문자서비스 요금 재조정을, 문재인 후보는 통신요금 적정성 평가, 요금제 세분화, 경쟁유도 정책을 제언했다. 손학규 후보는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이야기하지 못했다.
한편 인터넷 실명제, 임시조치 제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인터넷 행정심의 등 인터넷 내용규제 정책과 관련해서는 4인의 후보가 대체적으로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보였다.
최근 내려진 정보통신망법상 제한적 본인확인제 위헌 결정의 취지를 고려해 선거법상 실명제 역시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정세균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가 모두 동의했다.
이와 관련 김두관 후보는 “표현의 자유가 선거에 관련된 것이냐 아니냐에 따라 제한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넌센스”라며 “인터넷 실명제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이 났으므로 선거에 대한 것이냐 아닌 것이냐의 이유를 달아야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도 “선거와 같은 정치활동에 있어서도 익명성을 충분히 보장하여 국민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했다.
반면 방심위의 인터넷 행정심의 폐지에 대해선 김두관 후보는 ‘어느 정도의 필터링 장치’는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손학규 후보는 현재의 행정심의와 별반 다르지 않은 ‘전문기관에 의한 심의’를 제안했다. 문재인 후보 역시 ‘불법 콘텐츠의 유통을 규제하고, 건전하고 합법적인 콘텐츠가 유통되도록 하는데 필요한 관련 제도의 도입’을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이에 대해 포럼 측은 “민주통합당의 후보들이 주로 이명박 정부의 ‘정치적 검열’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일 뿐, 현행 인터넷 내용규제 정책의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인식이 결여돼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최근 인터넷 상에서 주민등록번호 수집이 금지됐음에도 불구하고 방통위가 유독 통신사업자에게만 주민번호 수집을 예외적으로 허용한 것에 대해서도 후보들이 주민등록번호 수집 제한 등 개인정보 보호강화라는 원론적 입장만을 표명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두관 후보는 스마트폰 환경에서 통신사들에 의한 주민등록번호 수집이 특히 프라이버시에 위협이 될 수 있음을 명확하게 인지했다.
관련기사
- 망중립성 포럼, 30일 ‘오픈 세미나’ 개최2012.09.12
- 시민단체 “방통위, m-VoIP 차단 유권해석 해 달라”2012.09.12
- 시민단체 “MVNO 붕괴? m-VoIP 탓 아냐”2012.09.12
- [기자수첩]보이스톡 논란 소비자가 해결하자?2012.09.12
지난해 인터넷업계 최대 화두였던 ‘게임 셧다운제’에 대해서도 후보들의 입장이 갈렸다. 정세균, 손학규, 문재인 후보는 실효성, 명의도용 등의 부작용을 인식하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제도의 필요성을 인정했고, 김두관 후보만 “불합리한 규제로서 게임 셧다운제를 반대한다”면서 게임 과몰입을 해결할 수 있는 게임제작사, 시민사회단체, 정부 등 사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방통위의 역할과 기능과 관련해선 정세균 후보는 ‘책임성’을, 김두관 후보는 ‘권한과 기능의 통합’을, 손학규 후보는 ‘중립적 기구 개편’을 제시했고, 문재인 후보는 방통위의 정치 권력화, 시장왜곡, 방송의 독립성․공공성 파괴를 비판하며 규제영역은 정치적 중립성 확보와 합의제 원칙에 기초한 운영, 진흥업무는 독임제 부처를 중심으로 한 기능강화를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