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김치냉장고, 왜 일반형 보다 비쌀까?

일반입력 :2012/09/11 13:43    수정: 2012/09/11 16:06

남혜현 기자

#추석을 앞두고 김치냉장고 구입을 고민하던 A씨. 인터넷으로 값을 알아보다 깜짝 놀랐다. 냉장고 절반 용량인 김치냉장고가 값은 수십만원이나 더 비싼 것. 차례 후 남은 음식과 돌아올 김장철을 생각하면 김치냉장고를 사야 하지만, 비싼 가격에 지갑을 여는데 고민에 빠졌다.

추석, 김장철 등 김치냉장고 '대목'을 앞두고 주요 가전업체들이 잇달아 신제품을 선보였다. 11일 삼성전자(대표 권오현)는 업계 최대 용량인 567리터(L) 김치냉장고 신제품 '지펠 아삭 M9000'을 서울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공개했다. 앞서 지난달엔, 위니아만도가 553L 딤채를 선보여 김치냉장고 대용량 바람에 불을 붙였다.

M9000은 삼성이 '9000 시리즈'로 선보이는 프리미엄급 김치냉장고다. 내부 사양별로 가격 차이가 있으나 제일 비싼 모델이 490만원으로 책정됐다. 지난 7월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이 직접 나서 소개한 900L 냉장고 'T9000'이 390만원이란 것과 비교하면 100만원이나 더 비싸다. 위니아만도 딤채 역시 스탠드형 모델의 경우 그 값이 460만원에 육박했다.

업계에 따르면 김치냉장고가 일반 냉장고보다 비싼덴 이유가 있다. 우선 김치용기. 삼성전자가 이날 선보인 'M9000' 모델엔 최대 18개의 김치용기가 들어간다. 시중서 판매되는 김치용기 1개 값은 최소 2만원에서 최대 5만원 사이. 산술적으로만 따져보면 김치용기 값만 36만에서 90만원이 더 들어가는 셈이다.

김중호 삼성전자 한국총괄 생활가전마케팅그룹 상무는 삼성전자의 경우 김치용기를 직접 제작하기도 하고, 일부는 외주로 생산하기도 한다며 김치냉장고서 사용하는 용기는 김치 맛을 잘 유지하도록 정온 기능 등을 살려야 하기 때문에 디자인부터 생산까지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김치맛을 유지하는 온도 유지 기능도 김치냉장고 값을 올리는 데 한 몫한다. 김치가 가장 맛있는 영하 1℃를 유지해야 하는데다, 숙성별로 온도를 미세하게 조절해야 해 내부 회로 설계가 일반 냉장고보다 훨씬 복잡하다. 겉으론 보이지 않지만, 김치 숙성 정도를 조절하기 위한 반도체 기술이 김치냉장고에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김치 외에 채소나 육류, 곡물, 와인 등을 김치냉장고에 저장하려는 수요도 크게 늘었다. 최근 출시되는 김치냉장고는 김치 숙성과 저장 외에 여러 식품을 함께 보관하는 다용도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때문에 식품별 최적 보관 온도를 제공하는데, 미세하게 온도 조절이 가능한 김치 냉장고가 적격이라는 설명이다.

관련기사

김치냉장고 디자인이 프리미엄급 일반 냉장고와 같아지는 것도 눈여겨볼만한 사안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김치냉장고에 냉장고와 같은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를 도입, '엘레강트' '모던' '노블' '퓨어'란 같은 모델명을 붙엿다. T9000과 마찬가지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각인, 고가 브랜드 시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김중호 상무는 M9000이 프리미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10% 내외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냉장고 T9000도 10% 비중을 예상했으나 지금은 20%를 넘어 30%에 육박하는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