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TV의 24시간방송이 허용되면서 방송계의 희비가 엇갈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7일 지상파 3사의 심야방송을 허용키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지상파 3사는 오는 10월부터 방송 시간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KBS 1TV는 10월 이후부터, KBS 2TV는 11월부터 각각 24시간, 21시간 방송을 개시한다. MBC와 SBS는 각각 10월·12월 이후부터 21시간 방송을 시작한다.
지상파 방송시간 규제 철폐는 1961년 KBS TV가 개국한 이후 50년 만의 일이다. 방통위 측은 “시청자들의 선택권을 넓히고 참신하고 특성화된 프로그램 제작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방통위 결정 직후 지상파 사업자 중심으로 구성된 한국방송협회는 공식 성명을 내고 환영 의사를 밝혔다. 방송협회는 “국민들의 시청권 확대와 우리나라 방송영상 산업의 선진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서, 방통위 결정은 우리 방송사(史)에 기록될 매우 의미있는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이번 방송시간 자율화 결정은 지상파방송의 다양하고 실험적인 콘텐츠 제작을 유도해 우리 방송영상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하는 소중한 단초가 될 것”이라고 의미부여했다.
또 “심야시간대 유료방송에 의존할 수밖에 없던 시청자들은 이제 지상파의 건전한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게 됐고 각종 뉴스와 생활 정보, 재난 재해방송들도 보다 신속하게 접할 수 있다”며 “이번 결정을 지상파 방송이 수행해 온 공적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케이블업계는 어두운 표정이다. 전날 “지상파 심야방송 허용은 지상파 독과점을 고착화시키고, 매체 간 불균형을 초래시킨다”는 요지의 건의서를 방통위에 제출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됐다”는 반응이다.
지상파와 케이블방송사들의 입장 차는 명확하다. 그간 지상파 사업자들은 갈수록 지상파 영향력이 약화되고 지상파 광고비 점유율이 지속하락하고 있어 매체 균형발전 및 글로벌경쟁력 확보를 위해 방송시간 자율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피력해왔다.
하지만 이에 대해 케이블 사업자들은 지상파 심야방송 허용은 광고쏠림을 심화시키고, 방송시장 과점을 고착화시킬 뿐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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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협회 관계자는 “시청점유율 지표로 볼 때 국내 방송시장에서 지상파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며, 지상파 영향력 감소와 매체 균형 발전을 명분으로 심야방송 확대를 주장하는 것은 허구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또 “현재도 재난방송 등 긴급 편성 프로그램이나 주요 스포츠 경기 등은 방통위의 승인을 받아 편성하고 있어 시청권 제약이 없다”고 반박했다.
협회 산하 서병호 PP협의회장은 “지상파 심야방송 허용으로 그나마 PP에게 프라임타임으로 활용되던 심야시간 시청률도 지상파에게 빼앗기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