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의 TV’ 시장을 놓고 본격화된 업계 주도권 경쟁에서 신인 지상파 연합군의 기세가 무섭다. 영향력 있는 방송 콘텐츠가 이들의 강력한 주무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사 연합 N스크린 서비스 ‘푹(POOQ)’이 서비스 10일 만에 가입자가 2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달 23일 안드로이드 서비스 개시 이후 일주일 간격차로 iOS용 앱을 내놓는 등 발빠른 대응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런던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사도 한 몫했다. 푹은 ‘홀드백(생방송 직후 콘텐츠 업로드까지의 시간)’없이 25개 지상파 채널과 5개 자체 편성 채널의 실시간 스트리밍을 제공한다는 것이 강점이다. 런던올림픽 실시간 중계 영상 제공이 가입자 증가세에 가속도를 붙였다는 분석이다.
다만, 실시간 채널은 감당해야 하는 망비용이 큰데 비해 수익성이 낮다 보니 한계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때문에 푹을 서비스 중인 콘텐츠연합플랫폼 측은 ‘무제한 VOD 서비스’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푹에는 지난해 1월 이후 방송분인 약 2만5천개의 VOD가 담겨 있다. 회사 측은 이 분량을 점차 늘려 연말까지는 25만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씨앤앰, 티브로드 등 케이블 방송사 콘텐츠 공급도 논의 중이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방송 아카이브’도 구축한다. 예컨대 사용자가 ‘여행’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이와 관련한 KBS, SBS, MBC, EBS 4개 방송사의 콘텐츠를 한번에 찾아서 보여준다는 생각이다.
또 SBS의 ‘힐링캠프-안철수편’과 같이 사회적 관심도가 큰 방송은 앞서 방송된 박근혜, 문재인편과 엮어 패키지로 제공하는 식의 가변적인 채널도 운용할 계획이다. 김혁 콘텐츠연합플랫폼 이사는 “시청자에게 푹을 통한 새로운 시청 습관과 경험을 만들어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푹의 성공은 유료 서비스 모델이 어떻게 시장에 자리잡냐에 달려있다. 당초 무료 서비스로 시작했던 푹이 유료화 전환을 한 것을 두고 소비자 불만이 적잖은 상황. 이에 대해 김 이사는 “무료 서비스를 하면서 따져보니 월평균 5억의 망비용이 들더라”며 “광고 등으로 충당되는 비용이 1억 정도인데 이 중 40%의 판매대행수수료를 빼야 한다”고 했다. 유료화는 질높은 서비스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
대신 타사 서비스보다는 낮은 가격을 승부수로 띄웠다. 푹의 실시간 시청 상품은 자동결제시 월 2천900원(일반결제 3천900원)으로 이는 월평균 5천원의 ‘티빙’ 등 N스크린 서비스 요금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이 마저도 이달 말까지 회원가입만 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연말까지는 자동결제를 할 경우 VOD 패키지를 월 3천900원에, 풀 패키지 상품을 월 4천900원에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러한 유도책을 바탕으로 올해 40만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김 이사는 “40만 이용자를 확보한다면 내년에 정상 가격으로 서비스 했을 때는 3분의 1 가량이 남을 것”이라며 “최저가 2천900원을 기준으로 가입자가 10만명이 돼야 망값을 버틸 수 있기 때문에 역산한 목표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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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푹의 초반 상승세만 보면 이 같은 목표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다. 오히려 권력 우위를 가진 지상파가 초기 형성 단계인 N스크린 시장을 잠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유료화 모델 안착 외에도 푹의 고민은 아직 많다. 우선 모바일 방송 수요가 높은 킬러콘텐츠 프로야구 판권을 해결하지 못했다. 글로벌 시장도 마찬가지다. 한류 붐을 타야 하는 적기지만 방송사별 콘텐츠 IP 문제 등이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