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인적자원관리(HCM)를 포함한 퓨전 애플리케이션 전략 가운데 퍼블릭클라우드 관련 내용이 유출됐다. 회사가 올초 인수한 솔루션업체 역량 활용 방안과 퍼블릭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과금정책 등이 담겼다. 이에 회사와 경쟁사의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를 비교해 도입을 고려중인 기업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라클은 최근 뜻하지 않게 자사 사이트에 HCM 제품 할인정책과 제공내역과 세일즈 메시지를 포함한 설명자료를 게재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이를 온라인에 공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이트에서 삭제했다. 다만 구글 검색엔진에 남아 있는 사본까지 사라지진 않았다.
30일 현재도 내려받을 수 있는 해당 프리젠테이션 파일은 '퓨전HCM과 탈레오, GTM 전략과 파트너 플레이북'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이 파일은 지난 5월 매겨진 오라클 퓨전 앱 가격표를 포함한다. 더불어 회사의 퓨전HCM과 지난 2월 인수된 HCM업체 '탈레오' 현황, 세일즈 전략이 내용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오라클의 HCM은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와 함께 이번에 시범 가동중인 퍼블릭클라우드 3대 SaaS 제품이다. 유출된 내용들은 회사가 향후 인수 기업과 펼칠 '퓨전 앱'과 클라우드 전략상 기준이 될만한 지표로 비친다.
■최고가 모듈 월 1인당 8달러…나머지 1달러, 할인률은?
자료에 따르면 퓨전HCM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는 사용자 1인당 월 8달러다. '퓨전 글로벌 페이롤'은 월 5달러다. 나머지 제품 모듈과 서비스는 대부분 월 2달러고, 그나마 1달러로 할인됐다. 얼핏 보면 퓨전HCM 클라우드 모듈 가운데 탈레오 제품과 중첩여부에 따라 2달러짜리를 1달러로 일괄 할인한 것으로 보인다.
가격정책에 판매자 재량으로 최대 10%까지, 판매규모에 따라서도 몇십% 할인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더불어 '주의깊게 정의되고 승인받은 사례'에 한해 판촉성 할인율 30%를 적용할 수 있다.
자동 할인율 계산은 사용 직원수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탈레오 소프트웨어 사용료는 유동적이다. 예를 들어 '탈레오 리크루팅'의 경우 1인당 월 50센트에서 2달러까지 매겨질 수 있다. 탈레오 리크루팅 어세스먼트 콘텐트는 월 2달러~4달러다. 이 숫자는 기준 가격표에 직원수를 곱한 자동할인값을 곱하고 판매자 재량 할인도 적용했을 때 가능한 범위다.
유출된 자료가 비교적 상세한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가격표 기준 시점이 지난 5월로 된 점이나, 지난 7월로 찍힌 자료 공유 시점을 볼 때, 오픈월드 행사 전까지 달라질 수 있다. 국내 파트너나 오라클 제품을 써온 기업 사용자들에게 참고는 되겠지만 확신할 내용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물론 이미 현지 파트너들에게 공유된 내용인 만큼 큰 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9일 한국오라클측에 오라클 퍼블릭클라우드 서비스의 가격책정과 서비스수준협약(SLA) 내용을 공개할 시점에 대해 물었다. 당시 국내 오라클 클라우드 총괄 담당인 김상현 한국오라클 전무는 본사에서 논의된 내용이 있지만 아직 파트너들이나 고객에게 전달할 상태는 아니라고 답했다.
■'4파전' 구도의 차별화 요소, 파트너 권한 지원-크로스셀링
실제로 자료에 따르면 당시 퓨전HCM 제품은 '상용화를 위한 관리' 단계에 놓인 것으로 묘사됐다. 오라클은 오는 10월을 마감 시한으로 잡고 개발되고 있다고 명시했다. 10월은 오라클의 연례 컨퍼런스 '오픈월드'가 열리는 시점이다. 탈레오 제품군 가운데 성과관리와 급여수당 관리 부분도 같은 단계로 개발 중이다.
오라클이 퓨전HCM과 탈레오를 기본적으로 사업부 단위, 인원별 과금 방식으로 판매할 계획이란 점만이 확실하다. 또한 퓨전 클라이언트에게 탈레오를 파는 것과 파트너들에게 차별화를 위해 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도 암시됐다.
오라클이 클라우드 기반 HR 또는 HCM으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SAP와 세일즈포스닷컴과 IBM도 같은 시장에서 경쟁을 예고했다. SAP는 지난해 말 석세스팩터스를 인수해 클라우드와 분석솔루션과의 시너지를 강조하고 있고, 이달 중순 세일즈포스닷컴도 지난해 인수한 벤처업체 '리플'을 인수해 '워크닷컴'으로 출시할 계획을 드러냈다. 이후 IBM도 최근 '커넥사'를 인수하며 소셜엔터프라이즈와의 융합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 가운데 오라클의 차별화요소는 '엔드투엔드 탤런트 관리'로 묘사되는 촘촘한 제공 역량, 급여 및 탤런트 시스템과의 연계로 핵심HR과 이점을 창출하는 가치가 제시됐다.
오라클은 파트너들에게 퓨전HCM스위트 사업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 제안하며 UBS같은 은행이나 폭스, 소시에떼제너럴같은 미디어그룹을 예시했다. 오라클에 따르면 파트너들은 또 새로운 성과관리 딜을 제안할 수도 있는데 오라클이 든 예로는 퓨전 코어 HCM에 퓨전 성과관리를 얹어 팔거나 피플소프트 제품에 얹어 파는 것, 탈레오 리크루팅을 팔면서 얹어 파는 것도 가능하다. 여기서 탈레오는 어쨌든 기존 고객들에게 추가로 판매 가능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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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의 성장 계획은 아직 북미시장 매출 비중이 큰 탈레오의 사용자 기반을 해외로 확대하고, 크로스셀링을 구사하면서, 채용이 늘고 있는 서비스업체를 공략하는 것이다. 오라클은 2013 회계연도 3분기까지 파트너들이 탈레오 제품에 특화된 역량을 갖추도록 할 계획이다.
회사의 HCM 사업계획에는 연초 인수한 탈레오를 '피플소프트', 'E비즈니스스위트', 퓨전HCM와 통합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최종적으로 퓨전HCM과 탈레오를 통해 최고 성과를 내는 제품군을 완성한다는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