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이 인적자원관리(HR) 소프트웨어업체를 인수하고 퍼블릭 클라우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이번엔 경쟁사 SAP의 HR분야 강화에 대한 견제구다.
9일(현지시간) 지디넷 등 외신에 따르면, 오라클은 클라우드 기반 HR 소프트웨어업체 '탈레오'를 19억달러(2조1천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탈레오는 지난해 12월 SAP가 인수하기로 한 석세스팩터스의 경쟁사다. 오라클은 탈레오 인수로 HR 애플리케이션을 강화하게 됐다. 오라클의 탈레오인수는 올해 중반 마무리될 전망이다.
탈레오는 1천400명의 직원을 보유했으며 5천개 엔터프라이즈 고객을 갖고 있다.
토마스 쿠리어 오라클 개발담담 부사장은 “인적자산관리를 기업들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부분으로 삼고 있다”라며 “탈레오의 인재관리 솔루션은 이 분야를 주도하고 있으며, 오라클의 비즈니스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AP와 오라클은 SaaS 영역에서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두 회사는 클라우드 기반 애플리케이션 업체를 경쟁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오라클은 10월 라이트나우를 인수했다.
SAP는 HR솔루션업체 석세스팩터스를 34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시중 가격에 52% 프리미엄을 얹어 사들였다. 오라클의 탈레오 인수가격은 주당 46달러로 20% 가량의 프리미엄을 붙였다. 같은날 탈레오의 종가는 38.94달러였다. SAP보다 적은 프리미엄을 얹었지만, 그동안 오라클이 유지했던 합리적인 인수합병 가격과 다른 모습이다.
오라클과 SAP의 행보는 기존 애플리케이션을 퍼블릭 클라우드 상으로 이동시키면서, 동시에 부족했던 분야의 애플리케이션을 인수합병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이는 SaaS 종합쇼핑몰로서, 세일즈포스닷컴, 워크데이 등을 정조준한 모습이다.
오라클은 피플소프트 HR솔루션을 퓨전앱 제품군의 하나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HR솔루션업체로서 급성장한 워크데이, 넷스위트 등이 기존 피플소프트 고객을 빼앗기 시작하면서, 오라클은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탈레오 인수는 세일즈포스와 워크데이 등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크로스 판매 전략차원이라고 지디넷 블로거 래리 디그넌은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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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솔루션에 오라클과 SAP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또 있다. HR은 ERP시스템의 차세대 버전으로 꼽히고 있다. 두 회사의 전통적인 사업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위협받는 상황이 온 것이다.
오범의 팀 재닝스 애널리스트는 “CRM이 그동안 SaaS 시장의 격전지였다면, 다음 전쟁터는 HR과 HCM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