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구글 "여론조작 없었다. 하지만"

일반입력 :2012/08/20 09:56    수정: 2012/08/20 13:16

자바 특허권 소송 관련 여론조작 스캔들에 오라클과 구글이 입을 열었다. 두 회사는 소송에 유리한 글을 쓰도록 블로거와 기자에 금전적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오라클은 구글이, 구글은 오라클이 여론 조작을 시도했다고 비난했다.

18일 외신에 따르면, 오라클은 법원에 제출한 공식 답변서를 통해 “구글과 진행중인 소송에 대해 어떤 외부 블로거나 기자에게도 돈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라클은 이와 함께 “하지만 구글은 소송에 대해 돈을 지불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영향력 네트워크를 만들었다”라고 주장했다.

오라클에 돈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던 지적재산권 전문 블로거 플로리안 뮬러에 대해선 “관련된 경쟁 문제에 대해 컨설턴트로서 고용했으며, 그 이후 소송에 대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오라클 변호인인 마이클 제이콥스 변호사는 또한 “플로리안 뮬러는 빈번하게 오라클에 비판적이었다”라고 묘사했다.

구글도 답변서를 통해 오라클과 동일한 입장을 견지했다. 구글은 “어떤 작가, 기자, 시사 평론가, 블로거에게 소송과 관련된 어떤 문제에 대해 보도나 언급을 하는 대가로 돈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라클과 구글의 답변은 두 회사 간 소송을 담당했던 윌리엄 앨섭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 판사가 지난 8일 “재판 소식을 다루는 블로거와 기자에게 돈을 줬는지 밝히고, 명단을 공개하라”고 명령한 데 따른 것이다.

두 회사는 블로거나 기자의 고용 사실은 부정하면서, 회사 직원들이 소송관련 블로그에 댓글을 단 사실은 인정했다. 대신 직원들에게 관련 행위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직원의 블로그 작성여부를 주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오라클은 구글의 답변 중 일부 언급을 비판했다.

구글은 “출판물과 인터넷 등에서 쓰여진 많은 양의 소송 관련 자료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인정에 의한 작업이었거나 무역 집단의 참여로 이뤄진 것이고, 간접적인 관계에 있는 작가 몇몇”이라고 설명했다.

오라클의 마이클 제이콥스 변호사는 간접적인 관계라는 구글의 설명을 물고 늘어졌다.

제이콥스 판사는 “간접적 관계란 구글의 지적재산권 의제를 진척시키기 위해 신중히 조율된 전략”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구글의 관련 네트워크는 변호사, 블로거, 로비스트, 무역협회, 학자들을 포함하는 광대한 것”이라며 “이들을 활용해 순수한 지적재산권 문제를 경쟁과 독점 문제로 확대시키는데 초점을 맞췄다”라고 주장했다.

오라클은 에드 블락 컴퓨터 커뮤니케이션 산업협회(CCIA) CEO 겸 회장을 예로 들었다. 그와 협회가 구글로부터 많은 부분에서 자금을 지원받았다는 주장이다. 또한 'Interfaces on Trial 2.0'란 저작물의 공동저자인 조나단 밴드 역시 구글의 후원을 받은 무역협회에 의존했다고 언급했다.

구글은 “미국 공공정책 투명성 페이지에 자사의 지원을 받은 무역협회와 정치적 조직의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들 중 누군가가 소송에 대해 언급한 것에 대해 돈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구글 측 변호인 로버트 반 네스트 변호사는 “구글이 소송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모든 개인들을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누가 특정 조직과 제휴했는지 파악하는 것도 엄청나게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오라클은 어떤 무역협회나 정치 집단이 구글에게 자금을 지원받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과거 전례에 비춰 항소심에서 터뜨릴 무기로 삼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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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은 지난 2000년 반독점 소송으로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던 마이크로소프트(MS)를 공격하기 위해 사설 탐정을 고용했다. 오라클은 이를 통해 MS와 다양한 산업계, 정치집단의 연관관계를 파헤쳐 낸 전과를 갖고 있다.

당시 MS는 성명서를 통해 “무역협회와 공공 정책 그룹에 대한 오라클의 공격은 솔직하지 않으며, 위선적이다”라고 비난하면서 “오라클은 상당수 익명의 집단에 지원하면서 최근 수년 사이 MS를 공격했다”라고 주장했다. MS는 이어 “이들 집단의 시각과 전술에 동의하지 않지만, 그들이 의견을 개진하는 권리를 존중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