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은 가능한한 빨리 항소를 시작하기 위해 구글로부터 법적 손해배상을 받아내는 것을 포기했다. 양사가 지난해부터 이달초까지 자바 관련 지적재산권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놓고 벌여온 법정싸움 얘기다.
오라클은 당초 특허와 저작권 침해 혐의로 구글을 고소할 때 승리를 확신하며 기세등등했다. 그런데 회사가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한 주장 대부분이 기각되고 일부 심리된 항목에 대한 최대 배상규모도 급격히 축소되면서 재판이 불리하게 흘러갔다.
결국 패소한 오라클이 지난 7일 피고 구글의 소송비용 30만달러까지 부담할 상황에 처했다. 당시 회사는 코멘트 요청에 답하지 않았지만, 업계 예상대로 재판 결과인 원고측 주장 무효 판결을 받아들이기보다 서둘러 항소를 시작하려는 모습이다.
주요 외신들은 20일(현지시각) 오라클이 구글에 항소함으로써 법적 손해배상 받기를 포기해 구글이 치러야 할 비용은 '0달러'로 굳어졌다고 보도했다.
양사 법무팀은 지난 19일 미국 지방법원에서 재판과 관련해 확정되지 않은 재무관련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모였다. 25분만에 논의를 마친 현장에서 결정된 사항은 3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오라클이 구글측에 청구하려는 손해배상액수를 0달러로 매긴 것이다. 손해배상규모 판단 내용은 테스트파일과 'rangeCheck' 메소드를 다룬 자바 소스코드 9줄짜리 관련 주장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오라클은 이 작업을 빨리 처리하고 항소 절차를 밟으려는 것으로 묘사된다. 담당 판사인 윌리엄 앨섭 판사는 추후 항소가 진행되더라도 해당 부분의 청구에 대해서는 다른 말이 안 나오도록 오라클 법무팀에 확인을 해뒀다. 만일 오라클이 항소심에서 승소하더라도 9줄짜리 코드와 관련한 배상청구는 다시 논의되지 않을 것이란 내용이다.
둘째는 구글이 소송을 진행하며 치른 법무행정비용을 14일 이내에 오라클에게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또한 구글은 오라클에게 소송기간동안의 변호사 수임료를 포함한 소송비 역시 오라클에 청구할 수 있다.
그리고 이번 재판을 통틀어 당초 예정한 피해배상규모 판단 심리는 열리지 않았지만 양측은 이 사건이 전반적으로 얼마나 값비싼 사안인지 결정하기 위해 변호사를 고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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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과 구글에 고용된 변호사들의 수임료 지불은 모두 끝났지만 객관적 관점에서 사건 가치를 분석한 소송 의뢰 내용과 별개인 변호사 수임료는 무료로 매겨진 것이 셋째 얘기다.
다음 기다릴 소식은 구글이 오라클에게 신청할 소송비용 배상청구다. 앨섭 판사는 이 사건에 대해, 아마도 항소가 진행될 경우 기존에 참여한 법무팀들 전원을 다시 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오라클측 수석 변호사인 마이클 제이콥스는 항소 후(만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