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승천기는 되고, 독도는 안 돼?…누리꾼 분통

일반입력 :2012/08/13 15:24    수정: 2012/08/13 15:34

정윤희 기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독도 세리머니’ 조사 착수에 누리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독도 세리머니’를 문제 삼으려면 일본 제국주의와 침략을 상징하는 욱일승천기 유니폼을 입은 일본 체조선수들도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3일 유엔의 뜻을 존중하는 윤리적 패션디자이너 위원회(이하 유엔패션)의 아시아, 유럽 중심 청년 디자이너들은 일본 체조선수 사이드 요코타 니나가 욱일승천기를 연상시키는 체조복을 입은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고희정 유엔패션 대표는 “독도는 이미 남북공동입장 한반도기 속에 그려진 적이 있는데 이런 독도에 대한 표현을 새삼 제재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기호와 상징물에 있어 그래픽 그림과 독도라는 글자는 차이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욱일승천기 단복은 이미 지난 2008년 IOC가 경고를 줬으나 일본은 이를 무시했고, 이에 대한 제재가 없다는 것은 부당하다”며 “만약 독일이 나치문양으로 선수복을 입고 나온다면 어떻겠냐”고 되물었다.

앞서 박종우 선수는 지난 11일(한국시간) 영국 카디프에서 열린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후 관중석에서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종이를 건네받아 양팔로 높이 든 채 그라운드에서 세리머니를 펼쳤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해당 세리머니를 본 IOC는 국제축구연맹(FIFA)에 진상조사를 의뢰했다. “올림픽 경기장이나 관련 시설에서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선전 활동을 금지한다”고 규정한 IOC 헌장 때문이다.

FIFA는 박종우 선수의 동메달 시상을 보류하고 시상식 참가를 불허했다. 박종우에 대한 처벌 수위는 대한축구협회가 오는 16일까지 제출키로 한 소명자료를 검토한 뒤 결정할 예정이다.

누리꾼들은 박종우 선수의 동메달을 박탈하려면 일본 체조선수들의 메달 역시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체조선수들은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를 땄다.

이미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공간은 IOC와 일본 체조선수들에 대한 성토로 들끓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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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 @checkeat는 “서양 사람들에게 욱일승천기와 하켄크로이츠(나치의 상징)가 지니는 의미가 거의 똑같다는 것을 알려주면 얼마나 몸서리 칠까요”라는 글을 등록했고, @jchbae는 “일본 체조선수들의 행위는 국제사법을 위반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밖에도 “욱일승천기는 되고 독도는 우리땅은 안 되는 IOC의 의지”, “욱일승천기는 단순히 정치적 문제가 아닌 제국주의 상징”, “독도 세리머니를 제재하려면 욱일승천기를 유니폼으로 입고 출전한 일본 체조팀을 먼저 처벌해야 한다”는 글이 등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