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정 삼성..."카피캣? 아니, 경쟁!"

일반입력 :2012/08/01 08:24    수정: 2012/08/01 08:35

남혜현 기자

아이폰은 상업적으로 대단히 성공한 제품이며, 경쟁사들을 포함해 많은 이들에 영감을 준 제품이었다. 그러나 영감을 받았다는 건 경쟁을 통해 더 나은 제품을 만드는 방법을 찾았다는 얘기지 그것을 베꼈다는 것은 아니다

31일(현지시각) 삼성전자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서 열린 애플과 특허소송 두번째 심리에서 자사 제품이 애플의 것과 유사해 보이는 것은 전자제품 산업에서 사업을 하다 생기는 결과물일 뿐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찰리 버호벤을 비롯한 삼성전자측 변호인단은 이 회사 제품이 애플의 것과 어떻게 다른지 세밀하게 묘사하는데 변론의 중점을 뒀다.

특히 제품 모서리 부분과 홈스크린 등 외관 디자인을 아주 가까이서 촬영한 사진을 증거로 제출, 배심원과 재판부에 보여주는 방식으로 두 회사 제품의 차이점을 상세히 설명했다. 여기엔 제품을 켜고 끄는 방식도 포함됐다.

이와 반대로 애플 측 변호인단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개발 과정에서 아이폰을 모방했다고 주장했다. 해롤드 맥컬히니 애플 변호사는 삼성전자 내부에서 유출된 문서를 살펴보면 이 회사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와 디자인 유사점을 인지하면서도 '알고도' 모방했다고 주장했다. 맥컬히니 변호사는 슬라이드를 통해 삼성 휴대폰이 지난 2006년 이후 어떻게 변모돼 왔는지를 설명했다. 아이폰 이후 스마트폰이란 카테고리가 생겨나면서 삼성전자 휴대폰 역시 이와 유사한 디자인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애플 아이폰이 스마트폰의 원형 디자인이 아님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반박했다. 아울러 아이폰의 디자인이 소니 제품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것이란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애플 전 디자이너인 니시보리 신의 증인 출석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재판을 주재한 루시 고 판사는 삼성 측 주장을 수용, 니시보리의 증인 출석을 허용했다.

버호벤 변호사는 (제출된) 증거들은 애플이 직사각형 모양의 폼팩터를 발명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애플은 터치스크린도 창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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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법원에서 양측은 각 한시간 반씩의 시간을 변론에 할애했다. 포문은 애플이 열었다. 스마트폰 시장에선 존재감이 엷던 삼성이 애플의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기술을 베끼는 방식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은 오히려 애플이 자플래시 메모리,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메인 메모리 등 애플 iOS 단말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 중 상당 부분에서 자사 특허 기술을 정당한 특허 사용료 없이 사용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