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전 과정에 스티브 잡스의 사진을 공개하지 말라 vs. 아이폰이 소니의 디자인을 차용했다는 주장은 모두 변론에 포함시킬 수 없다
미국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침해 본안소송이 개시되면서 양측의 신경전이 한층 치열해졌다. 30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 산호세 지방법원은 첫 심리에서 양측의 모두 변론 내용 조율과 배심원 선정에 집중했다.
심리가 시작되자자 양측이 가장 먼저 신경전을 벌인 부분은 모두 변론 내용 조율이다.
삼성전자 측 변호인단은 이날 배심원들에 영향을 끼쳐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며 재판 과정 중 스티브 잡스 창업자의 사진을 인용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애플 역시 삼성이 모두 변론에 아이폰이 소니의 디자인을 차용했다는 발언은 포함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을 주재한 루시 고 판사는 스티브 잡스의 사진을 사용할 수 있도록 애플의 손을 들어줬지만, 아이폰이 소니의 디자인을 차용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삼성에 애플과 협의해 내용을 반영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겼다.
증인 출석 문제도 양측이 신경을 쓴 부분이다. 어떤 인물이 증인으로 나오느냐에 따라 양측의 유불리가 크게 갈릴 수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강력히 출석을 요구한 애플 전(前) 디자이너 니시보리 신이 재판 참여를 거부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날 올씽스디지털, 씨넷 등 외신은 니시보리 신이 나는 더 이상 애플의 직원이 아니다라며 건강상의 문제로 현재 하와이에 체류 중이기 때문에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힘들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보도했다.
니시보리의 증인 출석은 삼성전자의 요청에 의한 것이다. 니시보리는 지난 2002년부터 최근까지 애플에서 일했으며, 지난 2006년에는 애플 디자인 신이라 불리는 조너선 아이브와 함께 아이폰 원형을 디자인했다. 삼성전자측은 니시보리가 아이폰을 만드는 과정에서 소니 디자인 일부를 차용했다고 주장한다.
만약 니시보리가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 애플 아이폰이 소니의 영향을 받은 결과물이라고 증언한다면 삼성전자에는 매우 유리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삼성 갤럭시 시리즈가 애플의 디자인 특허를 도용했다는 애플 측 주장도 희석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으로선 니시보리의 재판 출석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지난해 11월에도 니시보리의 증인출석 요구에 대해 현재 휴가중이란 말로 불응했다.
법원은 이날 74명의 예비 배심원 후보를 10명으로 추려내는 선별 작업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법원은 예비 배심원들에 본인이나 친인척이 삼성전자나 구글, 모토로라, 애플 등에 근무한 적이 있는지 여부와 사용중인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브랜드 등을 묻는 절차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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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성향을 갖거나, 양측 어느 한곳에 우호적인 사람이 배심원이 될 경우 재판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애플은 심리 시작 전, 배심원에 물어야 할 질문을 재판부에 사전에 제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같은 질문 절차를 거친 후 삼성전자와 애플과 협의, 이날 오후 배심원 10명을 최종 선발한다는 예정이다.
미국 법원은 이날 심리를 시작으로 삼성전자와 애플간 본안 소송을 약 한달간 매주 세번씩 하루 두 번, 집중 심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