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애플 前디자이너 "증언 거부"에 애간장

일반입력 :2012/07/31 17:30    수정: 2012/09/11 15:04

이재구 기자

‘삼성은 애플 前 디자이너 니시보리 신씨를 법정 증인으로 세우려 하고. 니시보리는 증언대에 서지 않으려 하고...'

삼성전자가 니시보리 前 애플 디자이너를 삼성-애플간 특허법정 소송에 증인으로 세우려 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그는 증인석에 서지 않으려고 해 삼성의 애를 태우고 있다.

올씽스디지털,맥월드는 30일(현지시간) 삼성 측이 니시보리 전 애플 디자이너의 법정증언을 기대했지만 그가 법정증언을 기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니시보리 신씨는 지난 2006년 조너선 아이브 애플 디자인 부사장의 지시에 따라 소니단말기를 본떠 아이폰을 만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인물이다.삼성 측으로선 당연히 그를 증언대에 세워 아이폰과 아이패드 디자인이 애플 고유의 것이 아님을 증명하고자 하려고 하고 있다.

삼성은 니시보리의 과거 디자인을 보면 애플의 아이폰이 소니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실제로 이것이 사실로 증명되면 이 주장은 애플로부터 자사 제품을 베꼈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하고 있는 삼성에 커다란 힘이 될 것은 자명한 이치다. 삼성으로선 애플도 소니의 디자인을 베꼈다고 주장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애플은 아이폰 초기 디자인은 이른바 ‘니시보리 디자인(Nishibori Design)’보다 앞섰었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보라색 아이폰 컨셉트가 소니의 디자인보다 먼저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보도에 따르면 니시보리씨는 어떻게든 적어도 삼성-애플 특허소송법정에서는 증언을 하지는 않으려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시보리에게 보내진 소환장에 대해 그의 변호사는 수많은 이유를 인용하면서 왜 그의 고객(니시보리)가 30일(현지시간) 시작된 재판정에 나오지 않으려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니시보리는 지난 29일 루시 고 판사에게 변호사를 통해 보낸 편지에서 “미연방민사소송법은 주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이유와 함께 니시보리는 하와이에 살고 있고 재판정인 새너제이까지는 3천200km 이상을 비행해야 하는데 60달러로는 불가능하다”고도 밝혔다. 게다가 그의 변호사는 “니시보리는 건강에서 회복하려고 애쓰고 있다”고도 말했다. 무엇보다도 그의 변호사는 편지에서 니시보리씨가 법정을 거스리길 원하지 않지만 고문들의 충고를 받아들여 법정에서 증언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올씽스디지털은 전했다. 니시보리의 변호사는 또한 소환장이 적절한 절차에 의해 이뤄지지 않았기에 나타날 필요가 없다는 법적 주장도 함께 인용했다.

그럼에도 삼성은 이번 재판과정에서 니시보리 신의 힘에 기대어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고 하고 있다. 지난 해 11월 선서증언 요청에 대해 애플은 그가 ‘유급 휴가중’이기 때문에 만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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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씽스디지털은 삼성이 지난 5월 그의 선서증언을 끌어내 소송과정의 유리하게 할 수 없었다는 부분도 지적했다.

하지만 재판이 진행됨에 따라 삼성은 자신이 얻을 수 있는 모든 실탄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펼칠 수 밖에 없다. 애플이 승자가 된다면 삼성은 배상금으로 25억달러를 물어내는 것은 물론 자사의 핵심 모바일 제품들이 모두 특허 침해 대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