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냉장고 용량을 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또 한번 자존심 대결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이달 초 901리터 냉장고를 발표한데 이어 LG전자가 910리터 냉장고로 반격에 나섰다.
16일 LG전자는 910리터 용량의 4도어 디오스 냉장고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가정용 냉장고 기준 세계 최대용량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삼성전자가 발표한 T9000 냉장고의 용량이 901리터라는 점에서 단순 비교만 하면 LG전자가 용량 면에서 앞선다. 그러나 기업마다 용량 측정 방식이 달라 이러한 비교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LG전자가 냉장고 용적을 측정하는 방식은 KS-ISO 규격에 의거해 유효 내부 용적을 책정한다. 우선 도면상에서 내부 크기를 측정하고, 이를 10~20개 정도 구역으로 나누어 총 부피를 구하고 실제 사용하지 못하는 공간을 빼는 방식이다.
삼성전자 역시 방식은 비슷하지만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을 통해 용적을 측정한다. 따라서 LG전자와 같은 규격이라고 하기 어렵다. 냉장고 용량 표기에 대한 규제는 국내가 보다 엄격하며 국가마다 차이가 있다.
가장 정확한 방법은 냉장고 내부에 물을 부어 용량을 측정하는 방식이지만 이 역시도 실제로 음식을 보관할 수 없는 사용하지 않는 공간이 있기 때문에 적당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냉장고 용량 경쟁은 기업이 가진 기술력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전체 크기는 그대로 놓고 용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단열 효과는 유지하면서도 내벽을 얇게 만들어야 하고 냉각 주요 부품인 콤프레셔의 힘도 더 세져야 하기 때문이다. 가정용 냉장고는 보통 30~40평형 아파트에 설치가 가능하도록 개발돼야 제품 경쟁력을 가진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크기를 보면 LG전자는 기존 870리터 디오스 냉장고와 동일한 크기로 901리터 제품을 구현해냈다. 반면 삼성전자는 860리터급 그랑데 8600 제품보다 높이가 10cm 더 커졌고 깊이도 2.7cm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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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측 크기를 보면 LG전자 910리터 냉장고는 912x1,785x910(mm, 가로세로깊이 순)인 반면 삼성전자 901리터 냉장고는 908x1850x939로 LG전자가 다소 작은 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당초 910리터 냉장고를 8월말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삼성전자가 900리터 냉장고를 발빠르게 발표하자 경쟁 차원에서 미리 발표하고 예약판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