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강국으로 손꼽히는 우리나라에서 교육사업부터 시작해 ARM이 장악하고 있는 모바일 AP 생태계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생각입니다. 앞으로 전략적 요충지인 한국에 대한 기술지원도 아끼지 않겠다는 게 본사의 방침입니다.
14일 국내 대학과 하반기에 시작될 자사 아키텍처 지원 협력차 방한한 민 존 MIPS(밉스) 솔루션 아키텍트 담당 이사의 말이다.
인텔·ARM과 함께 프로세서 코어 시장의 3대 축인 밉스의 최종 목표는 말할 것도 없이 ARM이 주도하고 있는 한국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이다. 대학과정에서부터 밉스 코어를 사용하는 엔지니어를 제대로 키워 ARM과 경쟁하겠다는 계획인 셈이다.
밉스코리아 측은 이미 지난 3월과 6월 두차례에 걸쳐 2명의 본사 부사장이 각각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방문해 기존의 가전용 제품 개발 외에 모바일AP개발과 관련해 방한했었다고 밝혀 모종의 협력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오는 11월 4일부터 7일까지 4일간 제주도에서 열리는 국제 SoC디자인 컨퍼런스행사에는 기드온 인트라터 마케팅 담당 부사장이 기존 연설차 방한한다.
한국시장 공략을 위해 밉스가 추진하는 첫 단추는 ‘유니버시티 프로그램’이라는 대학지원사업이다. 첫 단계로 광운대·한양대 등 시스템반도체 연구센터를 확보하고 있는 대학에 밉스 기반 코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칩이나 개발 보드 등을 지원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유니버시티 프로그램의 발제자인 정연모 경희대 전자전파공학과 교수는 “그동안 국내 대학에서 설계교육과 관련, 이론은 밉스로 하지만 실제로는 ARM 코어를 사용해 실습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이 같은 간극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밉스는 ARM에 비해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ARM은 저전력소비라는 강점을 내세워 노키아의 피처폰에 프로세서용 코어기술을 라이선스하면서 2005년 아이팟, 2007년 아이폰에 공급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민 존 이사는 지난 2007년 당시 밉스가 모바일 시장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는 밉스가 기존 셋톱박스·TV용 프로세서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었고, 엠록 등 다른 회사에 투자하면서 이 시장에 눈을 돌리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밉스가 모바일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재작년부터다.
저력의 밉스는 모바일 시장에 눈을 뜨고 진출한 지 불과 2년 만에 중국·타이완 시장에서 밉스 코어 기반의 태블릿을 출시한 것을 성과를 꼽고 있다. 그는 중국 제조사인 아이놀이 출시한 구글 안드로이드4.0 기반 태블릿인 ‘노보7’이 200만대나 팔린 것을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았다. 중국정부는 지난 3월 ‘국가 명령 세트 아키텍처 위원회(National instruction set architecture initiative)’를 발족한 이래 ‘롱순(Longsoon)’, ‘갓선(Godson)’이라는 이름의 프로세서를 개발했는데 이 또한 밉스 코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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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지난달 초 ARM 이외에 밉스코어를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용 개발자 키트(NDK)를 배포한 것도 이 회사에게는 기회로 작용한다. 오유섭 밉스한국대표는 “구글이 정책 상 멀티벤더 전략을 유지하는 만큼 밉스에게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 존 이사는 전 세계 모바일 AP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는 ARM프로세서 코어 생태계에 익숙한 엔지니어들을 밉스 진영으로 끌어들이는 일은 마치 종교를 바꾸는 일 만큼 어려운 작업”이지만 코어 시장에서 오랫동안 쌓아온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국시장에서도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