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ARM 대체할 독자 프로세서 아키텍처 만든다

일반입력 :2012/04/24 11:32

손경호 기자

중국정부가 ARM의 프로세서 아키텍처를 대신할 자체 설계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중국 3세대 이동통신기술표준인 TD-SCDMA로 자국 내 이통표준을 선점한 것처럼 자체 프로세서 핵심기술로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EE타임스는 23일(현지시간) 지난 달부터 중국 정부가 ‘국가 명령 세트 아키텍처 위원회(National instruction set architecture initiative)’를 발족해 이 같은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먼저 업계 표준 아키텍처(ISA)를 주도적으로 만들 계획이다. ARM이나 MIPS 등의 프로세서 코어를 중국 시장에 맞게 쓸 수 있도록 관련된 표준을 제정할 예정이라고 보도는 설명했다.이를 이용해 자국 내에서 정부자금이 지원되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용 칩셋은 모두 이 표준을 준수해야한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최소 5개의 프로세서 아키텍처가 기술표준화 작업용 기초자료로 사용되고 있다.

이후 중국 정부는 ARM의 코어텍스 시리즈나 인텔의 x86아키텍처와 같은 프로세서 아키텍처에 대한 자체 설계자산(IP)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술표준을 먼저 선점한 뒤 이를 준수하는 자체 프로세서 설계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생각이다.

중국은 이미 수년 동안 자체 프로세서 기술표준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상해왔다. EE타임스는 중국 정부가 MIPS코어에 기반한 ‘롱순(Longsoon)'이나 ’갓선(Godson)‘이라는 이름의 프로세서를 개발해왔다고 설명했다.

ARM의 고사양 코어텍스-A9 코어를 라이선스하기 위해서는 최소 500만달러의 비용이 든다고 중국 정부 관계자는 밝혔다. 이 코어는 중국이 개발 중인 태블릿에 적용된 가격이라고 중국 정부관계자는 밝혔다.

MIPS테크놀로지의 로버트 비스무스 부사장은 중국 정부가 자체 프로세서를 상용화할 수 있느냐는 문제에 대해 “시간의 문제일 뿐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롱순은 중국 정부 기관의 시스템에 적용 중이라고 비스무스 부사장은 덧붙였다.

그러나 이 중국 정부의 계획에 대해 튜더 브라운 ARM 사장은 “수개월 동안 중국 정부당국과 이 문제를 논의해 왔다”며 “우리는 중국정부가 업계 표준 아키텍처(ISA)를 갖기를 바라는 것으로 이해했고, 좋은 솔루션을 찾기 위한 방법을 논의했으나 핵심은 ISA 자체가 아니라 어떤 ISA를 둘러싸고 있는 사용자 생태계”라고 주장했다고 보도는 밝혔다.

“ISA를 규정하는 일은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이 걸리지만 이를 이용해 사용자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은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 튜더 브라운 사장의 말이다.

EE타임스 조사결과 ARM은 중국에 34개 이상의 코어를 라이선스했다. 반면 중국이 자체 프로세서를 개발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MIPS 아키텍처는 20개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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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부문에서도 인텔·AMD 등이 x86아키텍처는 중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에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PC와 모바일 프로세서 아키텍처를 사용하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중국이) 미국 등 서방국가들과 동등한 지위를 갖기를 원한다”고 비스무스 부사장은 말했다. “그들은 공통된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하기를 원하고, 이를 위해 ISA를 갖고 싶어한다”고 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