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 LTE? 한국서 어쩌려고...

일반입력 :2012/06/09 14:26    수정: 2012/06/10 11:05

김태정 기자

애플이 아이폰5에 LTE 기능을 탑재해도 국내서는 무용지물일 가능성이 크다. 국내 통신환경에 맞추려는 애플의 결단이 필요하지만 이전까지의 전례를 볼 때 기대하기 어렵다.

만약 아이폰5 3G 모델만 상륙한다면 SK텔레콤과 KT가 난감해질 전망이다. LTE 가입자 모으기 쟁탈전에 도움 안 되는 제품을 전진 배치하기는 부담스럽다.

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는 아이폰5가 3G 모델로만 나올 경우에 대비해 각종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다. 예전만큼의 ‘에이스’ 역할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애플이 우선시하는 미국 내 LTE 주파수 대역은 700㎒와 2.1㎓로 우리나라 SK텔레콤 800㎒, KT 1.8㎓와는 다르다. 미국 판 LTE 단말기로는 국내서 LTE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물론, 제조사가 직접 국내 주파수에 맞춘 제품을 별도 생산하면 해결될 일이지만 과거 애플은 움직이지 않았다. ‘새 아이패드’ 국내 모델이 3G만 지원하는 이유다.

미국이나 중국 대비 작은 한국 시장의 규모를 볼 때 애플이 통신 모듈을 국내형으로 맞추는 수고(?)까지 할 확률은 크지 않다고 업계는 설명한다.

이와 함께 애플은 LTE는 물론 아이폰5 출시 여부에 대해서도 철저히 함구하고 있으며, 국내 통신환경 테스트에 크게 협조적이지 않아서 이동통신사들은 걱정이 많은 모습이다.

한 이동통신사 임원은 “올 연말이면 LTE 가입자 쟁탈전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아무리 아이폰이지만 3G 모델이라면 우선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폰이 오히려 LTE 가입자 확보에 방해가 될 가능성도 적잖이 우려하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애플 뿐 아니라 다른 외산 제조사들도 국내에 LTE 제품을 내놓기 쉽지 않다. 미국이나 유럽형으로 우선 제작한 뒤 대부분 소식이 없다. LTE 팔기에 혈안인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올 들어 외산 스마트폰을 1종도 출시하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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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애플과는 달리 소니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와 HTC 등은 국내 성적이 그간 부진했고, 이동통신사들의 지원도 부족해 ‘맞춤 생산’이 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LTE 주파수 국제 표준이 없는 이상 안고 가야 할 숙제다.

전수연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전문연구원은 “주요 국가들이 늦어도 2013년에는 주파수 대역 할당을 완료할 전망”이라며 “각국 간의 표준화 및 협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