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신제품 출시할 엄두가...”
지난 3월 소니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이하 소니MC)는 스마트폰 야심작 ‘엑스페리아S’로 한국 시장 반격을 예고했지만 이후 소식이 없다. 일단은 잠정보류다.
HTC는 쿼드코어 스마트폰 ‘원X’를 지난달 미국과 유럽 등에 출시했다. 삼성전자-애플 등에 맞설 기대주로 해외서 화제를 모았으나 국내 출시는 어려울 전망이다. 피터 쵸우 대표가 수차례 방한, 스마트폰 공개 행사를 여는 등 한국 공략에 적극적이었던 HTC도 주춤한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에 외산 스마트폰은 단 1종도 출시되지 않았다. 연말까지도 애플 아이폰 이외 신제품이 과연 나올지 해당 제조사들도 장담을 못한다. 외산 스마트폰의 국내 진격은 지난해 말이 마지막이었다. HTC 12월 ‘센세이션XL’, 모토로라 10월 ‘모토로라레이저’, 소니MC 9월 ‘엑스페리아 레이’ 등을 출시하고는 아직도 관망 중이다.
이들보다 국내 입지가 부족했던 리서치인모션(RIM)과 노키아 등도 신제품 출시 엄두를 못 내는 상황이다.
물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안방이며, 애플 아이폰 인기까지 상당한 한국은 외산에게 공략이 어려운 시장이다. 애플을 제외하면 대외적으로 발표할만한 성적을 거둔 업체도 없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끈질기게 국내 시장을 두드려온 이들이지만 올 들어서는 그 의지가 확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현상의 주 원인 중 하나가 이동통신3사의 LTE 가입자 쟁탈전이다. 지상과제인 LTE 가입자 유치에 외산이 별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한 이동통신3사가 국산 밀어주기에 더 힘을 쏟아왔다.
한 이동통신사 임원은 “과거에는 스마트폰 라인업 다양화 차원에서 외산을 받아들였지만 올해는 그럴 여유가 없다”며 “삼성전자나 LG전자 제품이 LTE 가입자 모으기에 유리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외산 제조사에게 충분한 기회를 줬지만 결과는 미미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토종에 밀려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한 과거가 이동통신3사 간 LTE 경쟁과 맞물려 외산의 발목을 잡았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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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지난해 말 나온 외산 스마트폰 일부는 이동통신사의 ‘떨이’ 신세가 됐다. KT는 ‘모토로라 레이저’를 사면 소니의 인기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3’를 무료로 주는 프로모션을 자체 예산 1억5천만원 정도를 들여 지난달 진행했다.
앞서 2월에는 노키아 ‘루미아’ 구매자에게 마이크로소프트(MS) 게임기 X박스를 75% 할인한 7만5천원에 제공하는 등 재고 소진에 안간힘이다. 외산 제조사들이 이동통신사에 신제품 공급 얘기를 꺼내기 더 어려워진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