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랜도(미국)=김효정 기자]제품수명주기관리(PLM), 컴퓨터기반설계(CAD) 등으로 유명한 PTC가 주고객사인 제조기업의 조직 구조에 맞게 회사를 정비하고, 고객사들이 보다 스마트하고 효율적인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솔루션 제공을 약속했다.
PTC는 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자사의 23번째 연례 사용자 모임인 '플래닛PTC 라이브 2012'를 개최했다. 전세계에서 3천여명의 고객과 IT담당자가 참석해 총 3일간 진행되는 이 행사의 첫날 기조연설은 짐 헤플만 PTC 최고경영자(CEO)가 맡았다.
이 자리에서 헤플만 CEO는 디지털 기술이 글로벌 제조 분야에서 새로운 르네상스를 주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는 이제 3차 산업혁명 시대로 진입할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면서 새로운 시대를 맞아 PTC 솔루션 사용자들은 (제조)기업을 위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21세기 경쟁우위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새로운 제조 경쟁력이 형성되는 시기에 PLM, CAD 등 PTC의 기술은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 우위를 보장해 준다는 것이 이번 행사의 핵심 메시지다.
지난 25년간 PTC는 기업이 제품 라이프사이클(수명주기)의 각 단계와 관련된 워크플로우 및 프로세스를 최적화하도록 지원하는 과정에서 전문성을 다져왔다. 특히 최근 몇년 동안 PTC는 이와 관련된 광범위한 기술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왔다.
PLM과 CAD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개발과 밀접한 애플리케이션수명주기관리(ALM) 및 서비스수명주기관리(SLM) 영역, 그리고 공급망관리(SCM) 영역 등 5개 솔루션 전략을 구축하고, 올해부터 내부적으로 각각의 리더십팀을 운영하고 있다.
■보다 스마트한 기술 및 프로세스 개선 필요
이러한 PTC의 전략 변화는 제조업계의 패러다임 전환에 기인한다. 과거의 단순 비용경쟁력 확보에서 탈피, 엔지니어링-공급망-영업-서비스 네트워크를 아우르는 보다 스마트한 전략 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헤플만 CEO는 지난 수십년 간 제조업의 경쟁력은 비용에 의해 정의돼 왔기에 운용 효율성에 초점을 맞춰왔다면서 그러나 효율성만으로는 더이상 의미 있는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새로운 경쟁우위의 원천은 기업이 엔지니어링-공급망-영업-서비스 네트워크에 이르기까지 스마트한 전략 결정을 하도록 도와주는 기술 및 프로세스 개선이 필요하고, PTC는 이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와 백색가전 업체인 월풀 등이 PTC 기술을 적용해 제품개발 혁신을 이룬 대표적인 사례다. PTC의 새로운 미션은, PTC 기술을 통해, 제품이 제작되고 서비스되는 방법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PTC는 기존의 제품 기반 비즈니스 접근법에서 탈피했다고 설명했다. 즉 고객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자사의 제품개발 프로세스를 맵핑해 로드맵을 재설정하고 제품개발 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PTC 주요 고객 중 하나로 PLM 및 3D 디자인 제품을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PTC '윈칠'을 전사PLM 솔루션으로 선정해 자사의 1단계 PLM 구축을 마쳤다. 윈칠은 기존의 여러 시스템을 단일화해 완성차량 기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동차 개발과 관련해 중요 제품데이터와 프로세스를 관리하는데 이용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도 현대기아차의 사례가 어김없이 소개됐다. 지난 1990년대 초 현대차가 미국에 진출했을 당시에는 엔진의 성능과 워런티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엔진개발 혁신의 결과,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자동차 중의 하나라 부상했고 미국 내에서도 최고의 워런티인 10년 보증기간을 제공할 정도로 품질에 자신을 가지게 됐다는 일화를 헤플만 CEO가 직접 소개했다.
■월풀, PTC와 함께한 제품개발 AtoZ
또한 월풀 관계자들이 대거 나서 PTC 활용 사례와 장점들을 소개했다. 특히 헤플만 CEO의 기조연설 직후 월풀의 신제품을 소개하는 쇼케이스를 통해, 월풀 담당자와 PTC의 각 비즈니스 세그멘트 리더들이 총 13단계에 걸쳐 월풀 제품이 개발되기까지 PTC 기술이 어떻게 적용됐고 제품을 발전시켰는지 상세하게 설명했다.
PTC는 지난해 MKS 사를 인수해 '인티그리티' 소프트웨어를 윈칠에 통합해 '윈칠 10.1'을 발표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요구사항 관리가 가능한 통합 솔루션이 완성된 것이다.
월풀의 경우 수많은 제품들의 요구사항과 개발데이터들이 PTC의 솔루션으로 관리되고 있다. 윈칠 10.1 도입 전까지는 제품개발 상에서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은 요구사항 때문에 20% 가량의 비용이 낭비되고 있었다는 것이 자체 분석을 통해 드러났다.
빌 버루티 PTC ALM&SLM 부사장은 월풀의 사례를 통해 제품개발에서 소프트웨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백가지가 넘는 기술이 하나로 통합돼 관리돼야 하고, 복잡한 메커니즘을 가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통합시켜야 했다. 그는 이 때문에 MKS를 인수했고, 소프트웨어 개발단계의 모든 단계를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윈칠은 전기전자와 기계는 관리할 수 있었지만 소프트웨어와 시스템 관리는 힘들었다면서 그러나 인티그리티 인수를 통해 모든 엔지니어링 프로세스를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CAD 솔루션인 '크리오'에 대해서도 발표가 이어졌다. 최근 발표된 '크리오 2.0'은 설계작업에서 기존 PTC의 '프로엔지니어(Pro/E) WF 5.0' 보다 73% 가량 빠른 성능을 구현한다는 설명이다.
크리오 스케치, 크리오 파라매트릭에 포함된 '프리스타일'이라는 새로운 기능으로 컨셉 디자인 단계에서 새로운 디자인 개발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고 마이크 캠벨 PTC 부사장이 설명했다.
크리오 다이렉트 기능을 통해 빠르고 쉬운 데이터 재사용이 가능해 졌다. 크리오 파라매트릭을 통해 개발된 모델을 크리오 다이렉트에서 불러와 바로 사용할 수 있고, 반대로 다이렉트에서 바꾼 변화를 파라매트릭에서 바로 확인 가능하다. 이것이 크리오 2.0의 핵심 기능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품질 이슈(QLM)에 대해서도 월풀 사례를 통해 발표했다. 월풀 제품은 주로 가정에서 사용되는 제품이기 때문에 품질에 대한 기준이 엄격하다. 윈칠 10.1 버전의 향상된 기능은 품질과 비용 측면에서 보다 스마트한 기능을 탑재했으며, '윈칠 모바일'을 통해 담당자가 태블릿PC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제품개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해 품질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외에도 서비스수명주기관리(SLM)의 중요성에 대해 재차 강조했다. 기업의 24% 매출이 애프터마켓 서비스를 통해 창출되고, 40~80%의 이익이 여기서 만들어 진다는 가트너의 발표를 인용하기도 했다. PTC는 4CS 사를 인수해 워런티 부분을 서비스에 붙여 강화시킨 바 있다.
제프 버크 월풀 컨스탈레이션 프로그램 담당이사는 월풀의 제품개발의 전단계와 마케팅 및 서비스까지 PTC의 윈칠을 통해 관리된다며 윈칠뿐 아니라 크리오, 매스캐드, 아보텍스트, 인티그리티 등 PTC의 거의 전제품군을 사용하고 있으며, 양사는 PLM 도입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파트너 관계를 가져갈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오 2.0' '윈칠 10.1' 무엇이 달라졌나?
이번 행사에서 전격 발표된 PTC의 주력 솔루션 '크리오 2.0'과 '윈칠 10.1'의 변화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CAD 솔루션인 크리오 '앱(애플리케이션)' 제품군이 처음 발표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PTC는 총 9개의 크리오 앱 업그레이드 버전을 발표하고 '옵션모델러'라는 새로운 10번째 앱을 추가했다. 옵션모델러는 크리오 파라매트릭의 확장으로 6월 중 독립형 앱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이는 크기나 복잡성에 관계 없이 정밀한 3D 기반 제품 어셈블리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해준다.
PTC는 새로운 릴리즈를 통해, 제품 개발의 '컨셉 설계' 단계를 지원하는 방법을 확장했다. 무료 '크리오 스케치' 앱은 현재 애플 기기에서 지원되며 '크리오 레이아웃'은 기업들이 2D에서 3D로 제품 컨셉트를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다.
전체 크리오 제품군 전반에 걸쳐 이뤄진 490개 이상의 사용자 중심 기능 향상도 발표됐다. 더욱 간소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설치 프로세스를 비롯해 크리오 2.0은 품질과 성능, 사용성이 1.0 버전 보다 향상됐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MKS 인수로 인티그리티 기술을 흡수한 윈칠 10.1은 전반적인 윈칠 기능 향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PTC 고객들은 인티그리티를 사용해 제품개발수명주기 전반에 걸쳐 고객 요구사항을 수집하고, 이를 추적해 고객의 요구사항에 부합되는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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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제조업체가 정부의 규제와 업계 품질표준을 준수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는 방법 등 여러 중요 영역에서 윈칠을 향상시켰다. 특히 현재 특정 제품 내 '분쟁지역에서 생산되는 광물(Conflict Minerals)'의 사용을 모니터링 할 수 있으며 신뢰성 분석을 전달하는 방법을 향상시켜 고객의 불만에서 제기된 문제를 보다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윈칠 모바일을 발표하면서 PTC는 아이패드 및 아이폰용 윈칠을 선보인 바 있다. PTC가 아이튠즈를 지원하는 것이다. 지난해 플래닛PTC 라이브에서 시연된 '쉐이크 앤 브레이크' 기능은 사용자들이 자신의 모바일 기기를 흔들면 제품 어셈블리의 다이어그램이 분해되면서 보다 세부적인 내부 부품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는 삼성전자의 태블릿에서 윈도8 기반에서의 시연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