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롭박스가 삼성전자와 손잡고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장악을 노렸다. 삼성전자 갤럭시S3 구매자에게 드롭박스 50GB용량을 2년간 무상 제공한다는 파격적인 거래를 통해서다. 하지만, 국내 이동통신사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어 한국 사용자가 이 혜택을 누리게 될 지는 불확실하다.
드롭박스는 30일 서울 삼성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어 서비스 개시를 발표했다. 이 자리엔 라스 피일드소우-닐센 드롭박스 모바일사업개발담당 최고책임자가 참석해 삼성전자와 맺은 파트너십을 설명했다.
피일드소우-닐센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삼성전자와 손잡게 돼 기쁘다”라며 “갤럭시S3는 드롭박스 애플리케이션을 임베디드로 탑재해 전세계 200여개 국가에서 출시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갤럭시S3는 같은날 세계 28개 국가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갤럭시S3 구매자는 절차에 따라 드롭박스 계정을 생성하면, 2년간 50GB 클라우드 저장 용량을 제공받는다. 사진, 음악, 문서, 동영상 등을 웹 스토리지 상에 저장하고 공유가능하다. 또한 갤럭시S3 카메라 라이브러리에 드롭박스 폴더가 자동 생성되고, 갤럭시S3로 찍은 사진이 자동으로 드롭박스로 전송되도록 할 수 있다.
50GB란 용량은 드롭박스로선 매우 파격적인 선택이다. 드롭박스는 삼성전자와 파트너십 이전 HTC와도 서비스 임베디드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HTC 스마트폰 구매자는 25GB를 제공받는다. 일반적인 드롭박스 무료용량도 2GB에 불과하다.
드롭박스로선 세계에 광범위하게 판매되는 스마트폰에 서비스를 기본 탑재함으로써 가입자 증가를 꾀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아이클라우드와 유사한 세계 최대 규모 서비스를 자체 솔루션 없이 확보할 수 있다. 드롭박스는 전세계 5천만 사용자를 거느렸다.
삼성전자와 드롭박스 두 회사에게 모두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거래다. 문제는 이동통신사다.
피일드소우-닐센은 “한국의 갤럭시S3 사용자가 드롭박스 50GB 혜택을 입으려면 이동통신사에서 그에 대한 내용을 승인해야 가능하다”라며 “갤럭시S3 출시국가서 동일한 혜택이 지원되는데, 통신사가 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국가가 한국”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갤럭시S3를 출시하는 이통사는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이 갤럭시S3에서 드롭박스 이용을 제한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전세계서 한국만 유독 갤럭시S3에서 드롭박스 50GB 무료 이용혜택을 보지 못할 촌극이 벌어질 수 있다.
전체 이용을 이통사에서 승인하더라도 또 다른 장애물이 있다. 드롭박스는 한국어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비디오 트랜스코딩이란 기능을 추가했다. 여러 종류의 비디오 코덱을 어떤 기기에서든 볼 수 있는 기능이다.
그는 “한국 사용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비디오 트랜스코딩 기능을 안드로이드와 웹에 구현했다”라며 “한국은 이통사에서 승인할 경우에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SK텔레콤과 논의를 진행중이며 매우 긍정적인 것으로 안다”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이 갤럭시S3에서 드롭박스 기능을 제한할 소지는 충분하다. 일단 SK텔레콤은 자체적으로 무료 개인 콘텐츠 보관 서비스인 ‘T백 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기본 저장용량이 10GB다. 자사 서비스 영역을 침범하는 드롭박스를 반길 까닭이 없다. 동영상 재생 기능 역시 무선 트래픽을 이유로 제한할 수 있다.
KT나 LG유플러스 역시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제공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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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일드소우-닐센은 “예전엔 통신사나 포털에서 서비스를 제시했다면 이제 사용자가 본인이 원하는 서비스를 선택하는 시대다”라며 “메시징, 음악, SNS 등 통신사가 내놨던 서비스는 결국 사용자가 선호하는 서비스로 대체됐다”라고 밝혔다.
경쟁우위로는 단순성이다. 드롭박스는 사용하기 쉽다는 장점을 앞세워 사용자 기반을 늘려나갔다. 그는 “드롭박스는 단순함이란 사용자 경험을 무엇보다 중시한다”라며 “단순함에 기반한 우월한 경험에서 오는 사용자들의 애정이 우리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