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IT 리더, 마음으로 통(通)하다

이재석입력 :2012/05/28 15:01

이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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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사회진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대부터 50대까지 우리나라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0% 안팎으로 높은 편이다.

그러나 여성 임원을 찾아보기 힘든 곳 중 하나가 IT업계다. 전세계 최고정보책임자(CIO)의 성비를 보더라도 여성 CIO는 100명 중 열명이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IT부서가 기업의 핵심 전략 부서가 되면서부터 전략적 성향이 강한 남성 위주로 IT 임원들이 편성되어 온 것으로 사료된다.

최근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여성 CIO들이 프로젝트의 성공률을 높이고 고객과 더 밀착하는데 IT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IT분야뿐만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여성들의 강점인 소통능력의 중요성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 남성의 높은 열망, 강한 추진력 대신에 여성 특유의 친화력과 부드러움, 포용력 등이 빛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사회에서 요구하는 리더의 모습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배려와 참여, 조화를 중시하며 소통하는 리더십이 최근 더 강조되고 있다. 여기에는 스마트폰과 SNS 등 신기술의 발달이 한몫하고 있다.

어떤 대기업의 회장은 태풍이 오는 날 아침 사내용 트위터를 통해 “비가 많이 오고 있습니다. 늦게 출근하셔도 좋으니 조심히 오세요”라는 글을 남겨 직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고 한다. 또 모 통신사의 부사장은 개인 트위터를 이용해 24시간 고객들의 상담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즉시 해결되도록 해당 팀에 전달하겠습니다’ 등의 답변으로 인해 회사에 대한 이미지가 한층 긍정적으로 바뀐 것으로 알려진다.

이처럼 최근에는 점차 소통하는 리더로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소통의 능력은 기업의 목표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직원들 스스로가 능동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게 한다. 고객들 역시 고객의 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고 서비스를 개선하는 기업들을 더 선호하기 마련이다.

특히 급변하는 기술변화에 따른 대응을 항시 요구 받고 있는 IT기업이나 부서의 경우, 조직의 참여와 협업을 이끌고 고객과의 관계를 개선해 나갈 리더십이 더욱 필요한 게 사실이다. 필자의 경우 정기적인 오픈 간담회를 열어 특정 주제에 대한 생각을 직원들과 함께 나누고 있다. 이를 통해 회사의 나아갈 방향이나 비전, 목표를 충분히 공유하면서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나가고 있다.

기업의 문화나 사내 분위기가 쉽게 바뀌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작은 노력에서 변화는 시작될 수 있다. 사장이나 임원들 스스로가 뭐든 받아드릴 준비가 된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누군가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소통을 하기 위한 기본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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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경영을 하고 있는 모 기업의 대표는 임직원들과 남산 산책 후 소주를 기울이며 담소를 나누는 데서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또 세계적인 포털 업체 구글은 직원들을 중시하고 그들의 생각을 존중하는 회사로 특히 유명하다. 직원들이 업무 외 시간에 딴짓(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고안한 아이디어로 G메일을 비롯한 상당수의 구글 대표 서비스들이 개발되었다고 한다.

오늘날 성공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직원들과의 소통, 나아가 고객들과의 소통에 강한 회사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애플, 구글, 아마존 등 과감히 변신해 성공한 IT기업들을 보자. 소통 리더십이 혁신 기업들을 탄생시키고 있지 않은가. 우리 조직에 맞는 소통 전략을 세워보는 것은 어떨까?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재석 IT컬럼니스트

이재석 대표는 포스텍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1999년 5월부터 심플렉스인터넷을 이끌어오고 있다. 벤처 버블에서 살아남은 국내 IT벤처 1세대로서 IT시장의 변화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 분석 해보는 것이 취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