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운전 시스템이 보급되면서 자동차간 통신시스템을 활용한 사고 방지 시스템이 보급돼 자동차 사고가 급감한다.”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성균관대 하이브리드컬처 연구소로부터 제출 받은 ‘2040년 한국의 삶의 질’ 보고서 내용이다.
자동 운전 시스템이 실현되면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이는 무인 자동차라는 좀더 친숙한 단어를 떠올리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무인 자동차의 정착은 자동차의 발명에 비할 수 있을 만큼 일상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먼저 보고서에 나오는 것처럼 다른 차량이나 경계물과의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하기 때문에 교통 사고가 급감한다. 무인 택시를 필요할 때만 호출해 사용하는 자동차 공용화가 일반화 되면서 차량 흐름도 훨씬 원활해지고 주차 난도 해결될 것이다. 해외에서도 현지 택시 기사와 실랑이 벌일 필요 없이 무인 자동차로 원하는 장소에 갈 수 있으니 해외나 타지 여행은 더욱 편리하고 활발해 진다.
이런 모습이 아직은 SF소설의 한 대목으로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반 도로에서 주행하지 않을 뿐, 무인 자동차는 정기적으로 경주도 열릴 만큼 상당히 현실화 되고 있다. 완벽한 무인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연구가 이미 세계 여러 대학과 기업에서 활발히 이루어지는 중이다.
■구글, '무인 자동차' 연구에 전격 합류
재미있게도 이 연구 대열에 인터넷 검색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구글도 합류해 있다. 자동차와 구글이라니, 전혀 동떨어진 듯한 이 조합은 무인 자동차를 완성하기 위한 기술 요소를 살펴보면 이해가 된다.
무인 자동차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기존 자동차 하드웨어 외에 크게 세 가지 기술 요소가 필요하다. 하나는 인공지능 운항기술이다. 앞차와의 거리를 인식하고 보행자를 피하고 움푹 패인 곳은 우회 하는 등 자동차가 인간 운전자와 동일한 반응을 하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두 번째는 극히 완성도 높은 디지털 지도다. 완전한 무인 운행이 가능 하려면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내비게이션 지도 보다 훨씬 더 세밀하고 실시간으로 변동 상황이 업데이트 되는 지도 정보가 필요하다. 이를 테면 도로의 폭과 노면 상태, 차가 들어갈 수 있는 모든 골목이 담겨있을 뿐 아니라 실시간 변화까지 다 담고 있는 살아있는 지도여야 한다.
마지막 기술은 인공지능 자동차와 지도 DB를 연결해 주는 모바일 인터넷이다. 이처럼 자동차와 지도 DB가 모바일 인터넷으로 연결돼 서로 정보를 주고 받으며 실시간 도로 상황을 반영해 운전자 없이 돌아다니는 ‘무인 자동차 시스템’이 실현된다.
이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세밀한 지도’가 필요하다는 점에 주목하자. 이미 구글은 구글맵스, 구글어스 등을 서비스 하면서 전세계 지도 정보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자체 연구 중인 인공지능 운항 기술을 접목하면 무인 자동차를 현실화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갖추게 된다(모바일 인터넷은 전세계 통신 기간망 사업자가 열심히 설치하는 중이다).
구글이 무인 자동차 시스템을 선점해 얻는 이득 중 직접적으로 떠오르는 것은 광고다. 무인 자동차가 일반화되면 일상의 소소한 소비 결정 방식이 무인 자동차가 제공하는 지도 정보에 맡겨질 가능성이 크다.
연인과 데이트를 앞둔 남자의 예를 들어보자. 인터넷 시대 이전에는 데이트 코스를 짜기 위해 맛집 책자를 찾아볼 것이고, 요즘은 PC나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검색을 이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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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자동차 시스템이 도입되면 약속 장소로 향하는 차 안에서 내비게이션을 보고 식당, 카페, 주점 들을 선택해 바로 이동할 수 있다. 이전에는 맛집 책자와 포털사이트 지도에 광고를 싣던 업체들이 이제 무인 자동차 플랫폼에 광고를 낸다. 즉 무인 자동차, 그리고 그 안에 탑재된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그 자체로 강력한 광고 매체가 되는 셈이다.
얼핏 엉뚱한 도전처럼 보이는 구글의 무인 자동차 연구에서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글로벌 IT기업의 강한 면모를 엿볼 수 있다. IT 기술에는 국경이 없다. 국내 기업들 역시 세계를 무대로 펼칠 서비스를 궁리해야 할 때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