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가 고성능 분석 어플라이언스 '하나(HANA)' 개발자용 라이선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데이터웨어하우스(DW) 시장 경쟁을 가속하기 위해 협력사와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행보로 비친다.
17일(현지시각) 이를 보도한 미국 지디넷은 SAP가 HANA 개발자용 라이선스를 모두에게 무료로 만든 것이 기존 애플리케이션 성능을 고도화해줄 관문을 열어준 셈이라 여러모로 중요한 사안이라 평했다.
이날 비샬 시카 SAP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미국 올랜도에서 진행한 연례컨퍼런스 '사파이어나우' 마지막날 현장에서 HANA 개발자 라이선스는 이제 모두에게 무료라고 선언했다.
SAP는 원래 기업의 지적자산(IP) 어떤것에든지 비싼 가격을 매기려 애써왔다는 비판을 받아왔고, HANA 역시 SAP의 자산 범주다. 이런 회사가 뭔가 '무료' 정책을 제시할 땐 커뮤니티의 환영과 박수를 받으며 통큰 기업 행세를 할 수 있다는 평가다.
지디넷은 이 SAP 움직임이 단지 개발자 라이선스를 공짜로 쓸 수 있게 만든것 뿐아니라 자사 기술을 아마존웹서비스(AWS) 환경에서도 돌아가게끔 보장한다는 AWS 사용자들의 신용을 얻었다고 평했다.
HANA는 하드웨어와 결합해 작동하는 어플라이언스 기술인 만큼 개발과 테스트를 위한 별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개발자들은 AWS 기반 HANA를 구축해 적게는 5만달러에서 많게는 25만달러까지 들어갈 수 있는 하드웨어 투자부담을 덜 수 있다. 즉 SAP가 조직이나 기업 규모를 가리지 않고 HANA 개발자 대상 범주를 넓힌 것이라고 지디넷은 설명했다.
하소 플래트너 SAP 공동창립자는 질의응답 순서에 한 스타트업 개발자 질문에 답하며 개발자들은 기존 지식을 HANA 환경에 가져와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망설이던 200만 SAP 커뮤니티 네트워크(SCN) 회원들이 HANA 생태계에 뛰어들 수 있도록 확신을 심어주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플래트너 공동창립자는 기존 아밥(ABAP) 개발자들 사이에선 자신들이 왜 안정된 환경을 (HANA 플랫폼으로) 갈아타야 하느냐는 의문을 제기한다며 기존 SAP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과 전사적 자원관리(ERP) 생태계에 몸담아온 개발자들의 내부 반발도 없지 않다고 밝혔다.
플래트너 공동창립자는 개발자용 라이선스를 무료로 풀면서까지 HANA를 띄우려는 노력이 아밥과 SAP ERP를 띄우려던 창업 초기와 닮지않았느냐는 지적을 반박한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HANA는 안정된 '질서와 규율'을 요구하기 때문에 사용기업 상황에 따라 여러 얼굴을 가졌던 당시 제품과 비교될 수 없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지디넷 블로거 데니스 하울렛은 SAP는 R2 플랫폼 초기 시절 이를 여러 산업영역에 제공했고 이는 광범위한 분야별 20년치 전문지식을 요하는 작업이었다며 1992~1993년 사이 R3가 나왔을 때 SAP가 강조한 점은 제품을 그 사용기업들과 독립적으로 만들었다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썼다.
관련기사
- SAP HANA, 실시간분석-데이터과학 '집중'2012.05.18
- HP "앱시스템이 SAP HANA에 찰떡궁합"2012.05.18
- SAP, 모바일플랫폼으로 자바개발자 '손짓'2012.05.18
- 형원준 SAP "인메모리 기술로 실시간 기업 실현"2012.05.18
SAP가 시간이 지나면서 산업영역에 특화된 전문지식에 대한 메시지를 상실했다는 지적이다. 하울렛은 그 이유로 SAP가 23개 산업군을 상대로 제공한 R3 비즈니스 스위트 실적은 상대적으로 작아 전체 수요의 30% 쯤이었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HANA 개발자용 라이선스를 무료화한 배경은 소규모 기업고객들이 다양한 자기 사례에 대응해 특정 산업영역에 특화된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을 수 있도록 유도하려는 것일 수 있다는 추론이다. SAP 스스로 또는 그 파트너가 파괴력있는 솔루션을 내놓는다면 이는 HANA 구축 라이선스 매출에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다. SAP가 일단 개발자 생태계의 중심축이 되는 길로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