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게임사, 잇단 모바일 자회사 설립…왜?

일반입력 :2012/05/17 11:39    수정: 2012/05/18 09:32

전하나 기자

중견게임사가 잇따라 스마트폰 게임 자회사를 설립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인수합병(M&A)이나 지분 투자 방식으로 모바일게임 사업에 참여했던 것보다 좀 더 적극적인 태세를 갖추는 모양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만 웹젠, 스마일게이트 등 중견게임사 두군데서 각각 ‘웹젠모바일’과 ‘에스지모바일’이라는 사명의 스마트폰 게임 자회사를 세웠다. 이들 회사는 소규모 1개팀만 갖추고 인력 확충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모바일게임 개발사를 따로 차린다는 것은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했지만 지금은 인수나 투자보다 나은 베팅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중견게임사 JCE가 앞서 내놓은 ‘룰더스카이’의 성공이 한몫했다. 이 게임은 4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며 연간 매출 400억원 달성을 바라본다. 이는 전업 모바일게임 개발사인 게임빌의 지난해 연간 매출과 맞먹는 수준이다.

무엇보다 이 게임 하나로 JCE 매출은 그새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이러한 사례가 성장 정체기에 들어서 대안을 모색하던 다른 중견게임사들에게는 좋은 본보기가 됐고 더이상 주저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을 이끌어낸 것이다.

일각에선 지난해부터 모바일게임 업계에 활발했던 M&A 붐이 꺼지기 시작했고 실제 투자할 만한 외부 개발 스튜디오도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회사 설립은 본사 인력과 유기적 연계는 물론 개발이나 사업과 관련한 결정이 빠르다는 장점도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 2010년 설립한 모바일게임 자회사 위메이드크리에이티브의 인력 규모를 최근 배로 불리고 엔곤소프트, 피버스튜디오, 리니웍스, 링크투모로우를 차례로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들 자회사가 얼마 전 내놓은 ‘바이킹아일랜드’와 ‘카오스&디펜스’는 하루 매출 1천만원을 무난히 넘기면서 장기 흥행에 청신호를 켠 상태다. 위메이드는 이러한 초반 성과를 발판 삼아 본사에서 제작한 신규 게임도 내달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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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비티도 그간 모바일 게임을 꾸준히 출시해 온 자회사 네오싸이언의 역량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연내 ‘라그나로크 온라인’, ‘드래곤사가’ 등 자체 IP를 활용한 콘텐츠를 선보여 기존 자사 게임 사용자층 확보에 우선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전문가는 “그간 모바일게임 사업을 ‘간보기’ 수준으로 접근했던 온라인게임 업계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은 시장 확대 차원에서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개발력이나 시장에 대한 진지한 연구 없이 가능성만 보고 뛰어들어서는 전체 게임산업의 포트폴리오 건전성을 해칠 우려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