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모바일TV칩 이젠 해외시장까지

일반입력 :2012/05/17 10:48

손경호 기자

모바일TV 수신칩 기업들이 삼성·LG전자에 집중된 수신칩 시장경쟁을 피해 해외시장에서 성장동력찾기에 나섰다.

16일 아이앤씨테크놀로지와 에프씨아이 등 업계 모바일칩 업계 관계자들은 “모바일TV칩 해외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는 한편 롱텀에볼루션(LTE)칩·디지털TV 방송수신칩 등으로 눈 돌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두 기업은 국내 전체 모바일TV 수신칩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칩 수요처가 삼성전자·LG전자에 한정돼 있다 보니 새로운 성장동력이 없이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설명하고 있다. 아이앤씨테크놀로지는 지난 2월 국내 디지털오디오방송(DAB) 전문 신생기업인 글로베인을 인수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유럽 시장에 이미 DAB가 많이 보급돼있고, 내후년부터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서 DAB 의무탑재화를 추진하고 있어 시장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외에도 일본 모바일TV 표준인 ISDB-T에 맞는 수신칩을 개발하고, 중국 표준인 CMMB에 적합한 수신칩을 개발해 중국 모바일TV 필수인증인 수신제한기능(CAS)인증을 획득하고, 시장확대를 꾀하는 중이다. 또한 지난 6월 정부국책과제로 선정된 LTE-어드밴스드(adv)용 RF칩 개발을 통해 통신칩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에프씨아이 역시 ISDB-T와 CMMB기반 RF칩을 개발해 일본·중국 내 공급을 준비 중이다. 중국의 경우에는 작년에 CMMB기반 RF칩 1천만개를 공급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 일부 성과를 내는 중이다. 이외에 디지털TV용 방송수신칩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TV튜너’라 불리는 이 칩을 개발하기 RF칩을 집적한 시스템반도체(SoC) 형태의 칩셋을 개발 중이며, 셋톱박스용 방송수신칩 개발 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미 모바일TV 수신칩 시장은 포화상태다. 국내 휴대폰 시장을 2천만대로 추산했을 때 이중 약 80%인 1천600만대에 모바일TV용 수신칩이 기기 당 한 개꼴로 탑재된다. 이밖에 내비게이션에 탑재되는 칩을 포함하더라도 전체 시장규모는 1천억원 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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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앤씨테크놀로지 관계자는 “팹리스기업들이 적어도 1천억원 규모의 매출은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돼야 상호 경쟁속에서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데 현재 상황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 상황이어서 이대로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며 위기감을 표시했다.

업계관계자는 “여러 팹리스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칩셋 개발 없이 단가경쟁에만 매몰되는 경우가 많아 전체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사업상 어려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