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당초 예고대로 10일 오전 9시를 기해 삼성전자 스마트TV에 대한 접속제한을 강행했다. 스마트TV가 고화질 대용량 동영상을 전송해 통신망 과부하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통신사가 스마트TV를 정면으로 겨냥한 초강수를 들고 나오면서 관심은 무선분야까지 옮겨갔다. 특히 최근 각 방송사들이 앞다퉈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실시간 방송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무선망에서 동영상 트래픽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KT는 스마트TV 제조사가 무단으로 자사 통신망을 점유해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만큼 망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논리대로라면 각 방송사가 서비스하는 모바일TV도 이동통신사의 망을 무료로 사용하면서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해 통신망에 부담을 준다는 측면에서 스마트TV와 다를바 없다.
KT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서 3G 트래픽 비율 중 멀티미디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56.2%에 이른다. 웹(17.8%), 아이튠즈(7%), 기타(19.1%)와 비교해도 압도적인 수준이다. 멀티미디어 콘텐츠에는 동영상, 음악, 비디오, 스트리밍, VOD 콘텐츠 등이 포함된다.
특히, 지난해 지상파 방송사들이 스마트폰으로 3G 환경에서도 실시간 지상파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무료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해 큰 인기를 끌면서 통신망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떠올랐다.
MBC 푹(pooq)의 경우 PC와 모바일을 포함한 최대 동시접속자수는 7만명에 이른다. 모바일에서 인기 프로그램이 방송될 때는 4~5만 정도의 접속자가 몰린다. KBS ‘K플레이어’도 사정은 비슷하다. K플레이어의 최대 접속자수는 6만4천명, 일일 이용자수는 최대 24만명 이상으로 파악된다. PC와 모바일을 통해 발생하는 실시간 트래픽은 최대 20.1GB다.한 네트워크 업계 관계자는 “1을 기준으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가 금메달을 따던 순간 모바일을 통해 발생한 동영상 트래픽이 50 정도였다”면서 “하지만 지상파 실시간 방송 애플리케이션 출시 이후 매일 30 정도의 동영상 트래픽이 일상생활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에는 네이버가 3G 망에서 제공하던 ‘프로야구 생중계 서비스’를 한 달여 만에 와이파이 환경에서만 가능하도록 제한하면서 이용자 불만이 제기됐던 사례도 있다. 당시 네이버는 “3G 동시접속자가 늘면서 동영상 품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제기돼 불가피하게 서비스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을 내놨지만 이통사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분분했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실시간 방송 서비스는 기존 메시징 서비스나 모바일 인터넷 전화(m-VoIP)와는 차원이 다른 트래픽을 유발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단 KT는 이 같은 조치를 무선까지 확대할 생각은 없다는 입장이다. 현 상황에서 가장 문제는 일시에 대용량 동영상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스마트TV라는 이유다.
김효실 KT 스마트네트워크전략TFT 상무는 접속제한 조치를 향후 무선까지 확대할 계획이 있냐는 물음에 “현 상황에서 가장 문제는 망을 독차지해 통신망에 부담을 주는 스마트TV로 유선과 무선은 트래픽 양에서 차이가 있다”면서 “현재 무선데이터 트래픽을 차단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미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서비스에 대한 일방적인 접속제한을 시행하기에 명분이 부족하다는 것도 통신사로서는 부담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미 활발하게 서비스 중인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나 방송서비스 보다는 아직 태동단계인 스마트TV 초반의 기선 제압하겠다는 의사를 일찌감치 보여왔다.
지난해 망중립성 논의 당시 복수의 통신사 관계자는 “스마트TV처럼 새로 등장하는 서비스에 대해서는 이용대가를 부과해야 하고 제조사는 최소한 서비스 제공 전 네트워크 사업자와 제휴 등 선행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논의의 1순위는 VOD나 비디오 트래픽에 대한 과금문제로 유선망을 이용하는 비디오 서비스나 CDN 서비스의 과금 문제가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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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스마트TV 사업자가 통신사에 망 이용대가를 지불할 경우 이를 선례로 m-VoIP나 동영상 서비스 등 무선 분야에서 과다한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서비스에 대해 통신사가 서비스를 제한하거나 망 이용대가를 요구할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가 일반화되면 현재 네트워크 문제로 활성화되지 못했던 동영상 서비스가 우후죽순 쏟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이런 예상을 가능케 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