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지상파 DMB를 비롯해 중국·일본 등의 모바일TV용 시스템반도체(SoC) 시장에서 국내 팹리스 기업들의 선전이 두드러지고 있다.
아이앤씨테크놀로지와 에프씨아이(FCI)가 각각 국내 T-DMB 시장에서 지난해 330억원, 150억원 매출을 기록하면서 시장 대부분을 가져갔으며, 라온텍은 작년 말 일본 차세대 모바일TV 표준인 ISDB-Tmm에 적용되는 칩을 개발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9일 업계관계자들과 공시자료를 통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인 기업은 에프씨아이(대표 한상우)다. 지난 2007년 나스닥 상장사인 타이완 반도체 기업 실리콘모션과 전략적으로 합병한 이 회사는 재작년 대비 두 배가 높은 62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김지환 에프씨아이 상무는 “전체 매출의 3분의1 가량이 모바일TV에서 나왔으며, 국내 T-DMB 시장이 약 150억원, 나머지 50억원 규모가 중국 모바일TV 표준인 CMMB시장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만 해도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와 LG유플러스향 갤럭시S2, 옵티머스 3D 등에 모바일TV용 수신칩을 공급했다.
회사는 지금까지 총 1억7천만대의 칩을 공급했다고 설명했다. 김지환 상무는 “최대주주가 실리콘모션에 합병됐으나 국내 벤처기업으로 등록돼있으며, 매출 역시 국내 시장으로 잡힌다”고 말했다.
아이앤씨테크놀로지(대표 박창일)는 지난해 348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28.3% 감소했으나 국내 T-DMB 시장에서는 여전히 1위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07년 6월 T-DMB의 무선주파수를 송수신하는 RF칩과 이를 기기에 맞게 변환해주는 베이스밴드칩을 국내 최초로 원칩화(제품명 T3300)하면서 줄곧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 말 중국 CMMB용 SoC 출시를 목표로 중국내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온텍(대표 김보은)은 지난해 말 일본 ISDB-Tmm용 RF칩(제품명 MTV808)을 세계최초로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김보은 사장은 “올해 ISDB-Tmm용 칩을 통해 일본 시장을 선점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중국 CMMB 시장에도 일부 물량을 공급 중이다.
최근 들어 지상파 방송을 3G망을 통해 볼 수 있는 ‘티빙(tving)’과 같은 방송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지상파 DMB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김지환 에프씨아이 상무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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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텀에볼루션(LTE)에서는 국내 통신사업자들이 3G에서와 같이 무제한 요금제를 서비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지상파DMB에 대한 수요는 더 커질 것”이라고 김 상무는 설명했다.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지난 2년전부터 아이폰·아이패드용 지상파DMB 수신기가 등장했다. 이 역시 아직 시장규모는 작으나 국내 모바일TV용 칩 제조 팹리스 기업들에게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