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 가입자 업은 IPTV 발동 걸렸다

일반입력 :2012/05/10 18:36    수정: 2012/05/11 08:42

정현정 기자

IPTV가 출범 3년 4개월 만에 500만 가입자를 확보하며 유료방송시장 2인자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따라 디지털 방송을 중심으로 유료방송시장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소비자들의 TV 시청 패턴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지난 2008년 10월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IPTV는 지난달 11일을 기준으로 가입자 500만명을 돌파해 현재까지 513만 가입자를 확보했다. 위성방송이 300만 가입자 달성에 9년, 케이블TV는 400만 가입자 달성에 6년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IPTV는 대표적 방송통신융합의 서비스로 지난 2008년 도입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서비스 품질 경쟁을 촉진시켰다. 특히, IPTV가 등장한 후 단방향에 실시간 위주였던 케이블TV도 다시보기(VOD )서비스를 적극 도입하는 등 플랫폼 서비스의 업그레이드에도 기여했다.

유료방송 디지털 경쟁을 촉진해 지상파를 포함한 전체 플랫폼 시장의 디지털화를 견인했다는 점도 IPTV 활성화가 가져온 변화다. 지난해 12월 기준 디지털유료방송 가입자수는 총 1천184만명으로 이 중 IPTV 가입자수가 457만명으로 38.6%를 차지하고 있다.

IPTV 도입으로 콘텐츠 제공통로가 확대되면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등 콘텐츠 사업자들의 수익원도 확대됐다. 지난해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 따르면 PP 전체 매출은 지난 2009년 3조3천억원에서 3조9천600억원으로 20%가 증가했다. 이를 통해 교육·정보·게임·노래방·투표·멀티앵글 등 다양한 새로운 유형의 양방향 콘텐츠 제작 기반도 마련됐다.

시청자들의 시청습관을 변화시켰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다시보기(VOD) 서비스 제공으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콘텐츠를 선택해 시청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시간제약이 극복됐다. DMC미디어가 지난 3월 전국 511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방송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아날로그 방송이용자들이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할 때 IPTV를 선호하는 이유가 VOD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IPTV 이용자들도 VOD 서비스에 가장 큰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IPTV는 통신사에도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과 번들 영업을 강화하면서 가입자 순증을 이끌었고 통신사 전체 매출에서 IPTV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한편, 유료방송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가입자 기반을 확보하면서 광고를 통한 수익성 개선과 다양한 부가서비스 모델 개발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IPTV 사업자들도 가입자를 기반으로 IPTV 서비스 내의 새로운 광고기법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양방향 서비스 확충과 고객 맞춤형 상품개발에도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TV,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 유사한 디지털 방송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스마트 서비스 확충과 수익모델을 확보하는 것도 관건이다. IPTV의 양방향성을 살린 TV 연동형 전자상거래(T커머스)도 자리를 잡아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3사와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는 10일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IPTV 500만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IPTV 500만 시대 개막을 축하했다.

이계철 방송통신위원장은 “IPTV는 유료방송 시장의 경쟁 활성화, 디지털 전환 촉진 등 국내 미디어 산업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며 “스마트 미디어 환경에 적합한 양질의 콘텐츠 개발과 편리한 사용자 환경을 조성하고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와 기기가 동반성장할 수 있는 ICT 생태계 조성에 힘써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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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를 만나 그 동안 갈등구도를 형성하기도 했던 케이블 업계는 IPTV 사업자의 책임감 있는 모습을 주문했다.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IPTV의 성장은 시청자 선택권에 있어서 유의미한 일이지만 통신사들이 당초 약속한 대로 콘텐츠 개발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지 못하고 기존 케이블 콘텐츠를 통해 케이블TV 시장을 잠식해서 얻은 결과물이라는 점은 다소 아쉽다”면서 “IPTV 500만 돌파를 계기로 통신사업자들도 유료방송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된 만큼 기존 사업자들과 함께 상생과 동반성장의 길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