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BC카드가 살렸다…통신은 어쩌나

일반입력 :2012/05/07 11:25

정윤희 기자

KT가 지난 1분기 나름대로 선방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BC카드를 필두로 한 비통신 그룹사의 선전 덕분이다.

BC카드, KT스카이라이프, KT렌탈 등 비통신 분야 8개 신규 그룹사의 영업익 합계는 829억원으로 전년 동기(659억원) 대비 26% 증가했다. 이들이 KT별도 영업이익과의 합계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11%에서 14%로 늘어났다.

통신 분야는 여전히 고민거리다. 지난 1분기에도 유무선 분야 매출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선 분야 매출은 지난해 9월 시행한 기본료 인하 등의 영향으로 1.4% 줄어들었으며, 유선 분야 역시 8.8% 감소했다. 다만 유선 분야 매출 감소폭이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줄어든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KT는 7일 실적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매출 5조7천578억원, 영업익 5천747억원, 순익 4천7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BC카드 연결 편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늘었으며, 영업익은 20.3% 줄었다. 이에 대해 KT는 전년 동기에 발생한 일회성 이익 스카이라이프 지분법투자주식처분이익 1천874억원을 제외하면 7.7%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땡큐, BC카드”…비통신 효자노릇 ‘톡톡’

KT의 1분기 실적은 ‘비통신 약진’으로 요약된다. 그 중에서도 BC카드가 포함된 금융 분야가 특히 눈에 띈다.

KT 금융 분야 매출은 BC카드 편입으로 대폭 성장했다. 지난 1분기 금융 분야 매출은 8천363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무려 1462.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BC카드 단독으로는 매출액 7천835억원, 영업익 44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 18.7% 증가한 수치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8% 줄었지만 영업익이 3278.6% 늘었다. 순익 338억원도 직전 분기보다 2700% 증가했다.

KT스카이라이프, KT렌탈도 약진했다. KT스카이라이프가 포함된 미디어콘텐츠 분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3%, KT렌탈이 포함된 기타서비스수익은 10.2% 늘어났다. 단독 실적으로는 KT스카이라이프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매출 6.7%, 영업익 78.8%, KT렌탈은 매출 13.1%, 영업익 24.8%가 늘었다.

KT는 “비통신 분야 사업다각화의 가시적 성과를 확인했다”며 “(BC카드는) 카드 결제 시장에서의 마켓 리더십과 성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향후 금융-통신 컨버전스 분야에서 창출해낼 시너지에 기대감을 갖게 했다”고 자체 분석했다.

■가입자당 매출 ‘뚝뚝’…통신은 부진

문제는 통신 분야다. 유무선 분야의 경우 실적 악화 요인이 산적했다. KT는 스마트폰 가입자 비중 확대로 인한 질적 성장을 개선 요인으로 들었지만 당분간은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무선의 경우 가장 큰 걸림돌은 요금인하다. 신규 이동통신 가입자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KT 무선수익은 1조7천16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4% 줄었다.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 가입비 제외)도 7분기째 내리막이다. KT는 지난 1분기 ARPU로 2만8천722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2만8천826원) 대비 0.4%, 전년 동기(3만247원) 대비 5.0% 떨어진 수치다.

KT는 “기본료 1천원 인하 등 요금인하 영향이 반영되고 매출할인 요금제 영향이 지속돼 매출이 줄었다”며 “이동통신 신규 가입자 감소로 상품 수익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KT는 롱텀에볼루션(LTE) 전국망 구축으로 가입자와 데이터 이용량이 증가하는 하반기에는 통신 분야도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사 대비 시장 진입이 늦은데다, LTE 경쟁 격화로 인한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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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유선 분야의 감소폭이 줄어든 것은 위안거리다. 유선전화 매출은 가입자와 통화량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한 1조6천63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매출의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 1천380억원보다 40%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김범준 KT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그간 시장에서 우려해 왔던 유선전화 매출 감소세의 둔화를 확인하고 지난 3년간 그룹 차원에서 일관되게 추진해 온 비통신 분야로의 성장에 대한 희망을 발견했다”며 “2분기부터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CCC 가상화 기술이 적용된 네트워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LTE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회복하며 미디어, 금융 등 비통신 영역의 성장을 더욱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