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이통3사 LTE 속도, 승자는?

일반입력 :2012/04/23 16:21    수정: 2012/04/23 16:52

정윤희 기자

<부산=정윤희 기자>“바다에서는 수많은 전파가 잡힙니다. 향후 LTE 트래픽이 증가했을 때 대도시에서도 이러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죠. 바로 이럴 때 LTE워프의 강점이 발휘됩니다.”

부산 해운대 인근 바다 위, KT를 비롯한 SK텔레콤, LG유플러스의 LTE 망에서 각각 드라마 ‘사랑비’가 플레이 된다. LTE워프에서는 끊김 없이 드라마를 볼 수 있는 반면 경쟁사 화면에서는 간간히 버퍼링 표시가 뜬다.

김영인 KT 무선망품질담당 상무는 “버퍼링이 돌아간다는 것은 다운로드 속도가 2Mbps가 안 나온다는 얘기”라며 “테스트 해본 결과 KT LTE워프의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30Mbps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KT는 23일 부산 해운대 인근 해상에서 열린 LTE 전국망 구축 완료 기자간담회에서 이통3사의 LTE 속도를 테스트했다.

테스트 결과는 KT LTE워프의 승리였다. LTE워프의 속도를 측정한 유람선의 동선은 주를 이룬 경쟁사와 대조적이었다.

김 상무는 “두뇌 역할을 하는 워프 서버가 144개 셀(기지국)을 제어해 언제 어떤 전파를 쏴야 하는지 알기 때문에 이러한 속도가 나온다”며 “전파 간섭이 심한 LTE의 특성상 문제시 됐던 데이터 속도 양극화를 완벽하게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오성목 무선네트워크본부장 역시 “3사의 LTE 속도를 비교한 것은 경쟁사를 겨냥했다기 보다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기술이라는 점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실 해운대 바다 같은 곳은 이통사 입장에서는 시연하기 꺼리는 곳으로 이것이 LTE워프의 위력”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 김연학 개인고객운영총괄 부사장, 오성목 무선네트워크본부장, 김영인 무선망품질담당 상무와의 질의응답이다.

LTE 전국망 구축 기자간담회와 속도 테스트를 해운대 선상 유람선에서 진행한 이유는 무엇인가

최악의 상황에서 품질을 낼 수 있다는 게 KT LTE워프의 특징이다. 최고 품질의 차이를 볼 수 있는 환경이 바다라고 판단했다. 또 부산에서 행사를 함으로써 LTE 전국망을 깔았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상징적 의미도 있다.

바다에서 속도 차이가 나는 것은 LTE워프 기술이 속도에서 타사보다 좋다기 보다는 커버리지 문제를 해소할 수 있기 때문 아닌가

바다에 기지국을 세울 수는 없다. 육지에 세워진 기지국은 우리나 타사나 같다. 만약 울릉도에서 독도로 간다고 하면 커버리지 이슈 때문일 수 있다. 바다에서는 신호가 10km 이상 나가는데, 지금 우리는 육지에서 2km 떨어져있다. 즉, 커버리지 이슈는 아니라는 얘기다.

(출력을 비정상적으로 높인 것 아닌가)출력을 비정상적으로 높이면 데이터를 보내기 위한 자원을 쓸 여력이 없어져 오히려 속도가 안 나오게 된다. 단말기 출력처럼 못 늘리는 출력도 있다. 기지국에서 아무리 좋은 앰프를 갖다놔도 커버리지가 늘지 않는 것은 단말기의 제약이 있기 때문에.

전국망 구축을 완료했지만 현재 경쟁사와의 가입자수, 커버리지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지금의 간극을 어떻게 극복할 건가

LTE워프의 커버리지는 84개시, 인구대비 92% 수준이다. 현재 읍면 단위까지 동시에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상반기 내 95%까지 커버 가능하다. LTE워프 가입자 수는 50만이 넘었다. 지금까지는 커버리지 제약 때문에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이제 전국망이 구축됐으니 본질적인 경쟁력, 즉 속도 측면에서 경쟁사를 앞설 것이다.

커버리지 차이가 없어지면 실질적으로는 서비스 차별화가 관건이다, KT가 내놓는 올레TV나우팩, 지니팩 등은 타사 대비 경쟁력 있는 상품이다. 이러한 본질 경쟁력을 통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대해도 좋다.

아직 LTE워프의 가입자가 경쟁사 대비 적어 속도가 빠를 수 있지 않나

분명히 가입자 수에는 차이가 있다. KT가 LTE 전국망 시연 장소로 바다를 택한 것은 바다에서는 3사의 환경이 똑같기 때문이다. 바다에서는 가입자가 없다. 육지에서는 3사 모두 기지국 근처에서는 속도가 빠르다.

사실은 경쟁사도 LTE 품질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가입자가 많지는 않다. LTE는 기지국이 2G, 3G보다 많다. 그만큼 중첩 지역이 많다는 것이다. 즉 셀 간에 간섭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KT는 가상화 기술로 간섭 현상을 최소화 했다. 이 기술은 KT와 삼성전자의 특허로 경쟁사가 같은 삼성 장비를 납품 받는다고 해도 도입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셀 중첩 지역에 있는 가입자가 불편을 겪을 때 KT는 덜 겪을 것이다. 때문에 향후 가입자가 늘어났을 때 LTE워프가 더 위력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음성 LTE(보이스오버LTE, VoLTE) 관련한 구체적 스케줄이나 명확한 서비스 시기를 밝혀달라.

전 세계적으로 VoLT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T도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올해 하반기에는 VoLTE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중요한 것은 네트워크가 갖춰지더라도 단말기가 나와야 한다는 점이다. VoLTE를 지원하는 단말기가 나오는 시점이 VoLTE 서비스를 상용화 하는 시점이다. 준비는 우리도 타사와 마찬가지로 열심히 하고 있다.

VoLTE 출시 시점으로 SK텔레콤이 7월, LG유플러 10월을 내놨다. 좀 더 구체적인 시기를 말해 달라. 또 요금체계는 어떻게 준비 중인가

VoLTE를 지원하는 단말기가 제대로 나오는 시점을 10월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이때 단말기가 제대로 나올지는 잘 모르겠다. 요금체계는 전 세계 통신사업자들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다. 10월 출시를 예정하고 있는만큼 요금에 대해서는 이미 스터디가 들어가 있다.

지금 900MHz 대역이 비어있는데, 이에 대한 활용 계획은

KT는 현재 1.8GHz 대역을 LTE 주파수로 활용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LTE용으로 가장 많이 쓰는 주파수 대역이 1.8GHz다. 900MHz은 최외곽 쪽의 커버리지를 구축하는데 활용할 것이다. 900MHz의 경우 저주파 대역의 특성이 있기 때문에 최외곽 쪽 구축에 적합하다.

도심은 셀(기지국) 반경이 150미터로 주파수가 800MHz냐 900MHz냐는 의미가 없다. 이제는 커버리지 뿐만 아니라 용량도 따져야 한다. KT는 3G에서 데이터 트래픽은 경험해봤다. LTE워프로 인해 조만간 닥칠 데이터 트래픽을 준비하는 의미가 있다.

LG유플러스가 LTE에 1조3천500억원 투자한다고 밝혔다. 지금 KT는 얼마나 투자했나

1조3천500억원은 지금까지의 총 투자 금액이다. 총 금액은 우리도 비슷하다. 다만 KT는 작년에 1천억 밖에 하지 않았지만 L사의 경우 작년에 거의 다 했다. S사는 아직 밝히지 않지만 우리랑 비슷한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선점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술적으로는 후발 사업자가 유리한 점이 있다. 장비를 싸게 산다던지, 버그를 잡은 기술 등 성능 면에서는 훨씬 낫다.

하반기 예상되는 투자 규모는

하반기에는 3사 모두 구석구석까지 전국망 투자를 할 것이다. KT 역시 경쟁사가 밝힌 수준까지 확정됐고 하반기에는 시장 상황에 따라 바뀔 것이다. KT가 시작은 늦었지만 끝은 늦지 않을 것이다. 3G때도 KT가 앞서나갔지만 나중에는 비슷해졌다.

하반기에는 LTE 단말만 나오는데다 3사 모두가 전국망을 서비스 한다. 때문에 이후에는 기존 시장 점유율을 따라가게 될 것이다. 지금 한 회사가 앞서나가고 있지만 올해 말, 내년 상반기 정도가 되면 LTE 점유율도 시장에 수렴할 것이다.

다만 사업자 입장에서 아쉬운 점은 3G 투자비를 회수하고 LTE로 넘어가면 좋겠지만 현재 시장에서 과열 경쟁이 일어나면서 LTE로 빨리 넘어간다는 점이다. 같은 맥락으로 LTE에서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이 올라가는 것은 맞다. 그러나 점진적으로 마이그레이션 되면 사업자가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너무 급하게 마케팅 경쟁을 하게 되면서 ARPU 상승이 마케팅 비용 증가로 상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KT는 2G 종료가 늦어지면서 지난 1분기 동안 거의 마케팅을 안했다. 이제 전국망 됐으니 LTE 가입자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연말이나 내년 정도가 되면 전체 시장점유율에 수렴할 것으로 보고 있다.

144개 셀을 묶는 LTE워프의 가상화 기술을 놓고 경쟁사와 이견이 있는데

가상화라는 것은 144개 셀을 서버를 통해 제어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경쟁사에서는 18개 정도의 셀을 컨트롤 한다. 서버가 없이 DU에서 자체적으로 컨트롤하기 때문이다. DU 하나가 18개의 셀을 컨트롤 한다. 반면 LTE워프의 경우 두뇌의 역할을 하는 워프 서버에서 8개의 DU를 컨트롤해 총 144개의 셀을 제어할 수 있다. 타사에서는 두뇌가 없기 때문에 18개까지가 최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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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면 LTE 가입자가 1천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KT가 예상하는 자사 가입자 수를 말해 달라

올해 초 말했듯, 숫자를 따지지는 않는다. 굳이 물어본다면 400만명 정도는 모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잘 따져봐야 할 것은 이동통신 시장에서는 지금 신규 고객이 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누가 먼저 서비스를 시작하느냐 보다는 누가 본질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KT는 본질적인 경쟁력으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