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카가 전기차보다 공해적다

일반입력 :2012/04/17 10:03

손경호 기자

전기차에 비해 배터리와 화석연료를 동시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카가 환경오염이 적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전기차가 하이브리드카에 비해 친환경적일 것이라는 통념과는 정반대의 연구결과인 셈이다. 물론 전기차 공급용 전기를 화석연료로 발전해 전송한다는 동일한 전제하에서다.

씨넷은 16일(현지시간) 환경오염을 감시하는 과학자들의 모임인 UCS(the Union of Concerened Scientists)가 고효율 하이브리드카에 비해 전기차가 오히려 더 많은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연구보고서는 전기차를 충전하기 위해 쓰이는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많은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부분의 전기차는 석탄이나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를 통해 얻는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UCS의 보고서는 자동차 업계에 열띤 논쟁을 불러왔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제로’라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높다”고 주장했다.

연구를 위해 UCS는 자동차가 처음 생산됐을 때부터 모든 주행시간 등을 포함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전기차인 니산 리프의 경우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은 갤런 당(약 3.78리터) 31마일에서 40마일(약 49.88km~64.37km)을 주행하는 일반 자동차와 같았다.

미국 내 석탄연료가 풍부한 중서부 지역은 이 나라 인구의 18%를 차지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카인 프리우스의 경우 갤런 당 48마일(약 77km)을 주행할 수 있어 모든 전기차에 비해 환경오염도가 오히려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은 청정에너지를 통해 충전한 전기차는 갤런 당 50마일(약 80km)을 주행할 수 있어 가솔린이나 디젤 기반 자동차에 비해 연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서부와 동부 지역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지역은 수력·천연가스·원자력 발전 등을 에너지원으로 사용 중이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미국 인구는 45%에 해당한다.

보고서는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운전할 경우 일반 소형 차량에 비해 지구온난화에 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해야한다”고 밝혔다. 전기차가 완전한 무공해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UCS는 전기차가 더 높은 연비를 내면서도 석유 소비량을 줄일 수 있는 점은 여전히 장점이라고 밝혔다.

씨넷은 UCS의 연구결과 자동차의 수명이 다 할 때까지 약 1만3천달러(약 1천480만원)에 달하는 6천 갤런(약 2만2천712리터)의 가솔린 소비를 줄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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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들은 또한 전력피크시간대를 피해 전기차를 충전하는 방법 등으로 전기 충전비용을 줄일 수 있다. 닛산 리프와 쉐보레 볼트가 출시된 지 1년여 만에 포드와 미쯔비시가 순수 전기차를 내놓을 예정이며, 도요타 역시 프리우스 하이브리드를 새롭게 출시할 계획이다.

씨넷은 연구결과에 대해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시설이 보급될수록 전기차를 통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