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 인 모션(RIM)의 전(前) 공동 최고경영자(CEO) 짐 발실리가 급진적 사업 전략 때문에 사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발실리가 고전 중인 회사를 살리기 위한 극약 처방을 내놨지만 이를 허용치 않은 경영진과의 마찰 때문에 CEO직에서 물러났다는 설명이다.
지난 1월 CEO직에서 사퇴한 발실리는 당초 실적 부진에 따른 퇴진 압박 때문에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美 씨넷은 발실리가 RIM이 독점하고 있던 블랙베리 네트워크를 북미와 유럽 통신사에 개방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고 보도했다.
다시 말해 해당 계약이 체결됐다면 블랙베리가 아닌 다른 단말기로도 RIM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RIM은 블랙베리 인스턴트메시지 전달을 위한 전용 네트워크를 구축, 운영 중이다.
발실리는 네트워크 개방으로 RIM의 수수료 수익을 극대화할 계획이었다.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 격화로 단순한 하드웨어 비즈니스만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애플, 삼성전자 등에 밀리고 있는 RIM으로서는 사업 다각화를 위한 전략이었다.
동시에 통신사들로서도 일정 금액의 수수료만 물면 트래픽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때문에 버라이즌, AT&T 등 북미 지역 통신사와 도이치텔레콤, 보다폰 등 유럽 통신사들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주요 경영진과의 의견차가 컸다는 점이다. 현 CEO인 토스텐 헤인스 당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비롯한 경영진들은 발실리의 사업전략에 회의적이었다.
이들은 발실리가 미국에서 버라이즌, AT&T와 해당 사안에 대해 논의할 동안 블랙베리10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신제품 개발에 주력키로 결정했다. 신제품은 내달 개최되는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최초로 모습을 드러내며 2천대 가량의 시제품이 배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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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RIM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상당히 부진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내놓은 실적발표에서는 1억2천500만달러의 순손실을 입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전년도에 기록한 9억3천400만달러의 이익에서 적자 전환한 수치다.
블랙베리 출하량 역시 1년 새 80%가 급감한 1천110만대에 그쳤다. 리서치업체 IDC에 따르면 RIM의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8.2%로, 전년 동기 14%에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