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인모션(RIM)이 개인 소비자용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하는 게 아니라던 입장을 철회했다.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에 밀려 위기를 맞으면서 결국 소비자용 단말기 시장에서 완전히 발을 빼려는 모습이다. 철수 시점은 오는 3분기다.
앞서 회사는 기업 고객에 집중할 뜻을 밝혔다. 이에 업계는 RIM이 소비자 시장을 포기했다고 받아들였다. RIM은 즉각 소비자 시장에서 철수하는 게 아니라 전략상 후퇴란 뜻이었다고 반박했지만, 이를 번복하고 말았다.
RIM은 지난달 30일 스마트폰 시장에서 개인소비자를 아울렀던 전략 목표를 바꿔 엔터프라이즈 기업 영역으로 재조정한다고 밝혔다.
당시 패트릭 스펜스 RIM 글로벌 세일즈 및 지역 마케팅 관리 이사는 RIM이 소비자부문 시자에서 철수한다는 주장은 우리를 완전히 오해한 것이라며 우리는 엔터프라이즈 고객 기반에 대해 회사가 투입할 핵심 역량을 재조정하고 향후 소비자 부문을 겨냥하기 위한 힘을 쌓아가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영미권 외신들은 1일(현지시각) RIM이 소비자용 단말기 시장에서 철수한다는 관측을 부인했다가 번복했다고 보도했다. 일단 기업 전략을 조정하는 것일 뿐이라던 이틀 전 공식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애들(kids) 돈 못 받겠다
보도에 따르면 RIM 대변인 캐스파 르웰린 엘리펀트는 최종적으로 소비자부문 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씀씀이가 큰 기업 고객들만 상대하다 보니 '푼돈'을 거둬들이는 소비자 시장에 적응할 수 없었다는 뉘앙스다.
엘리펀트는 시장 흐름을 만들어가는 영향력있는 세대가 우리 제품과 브랜드를 갈망하는 것은 멋진 일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에게 다달이 15파운드(약 2만7천원)씩을 내는 인색한 소비자들에게 길들여지면서 블랙베리메신저(BBM)를 좀도둑처럼 부리게 됐다며 이 가난하고 어린 시장은 더 이상 우리가 공략할만한 분야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RIM이 향후 주식중개인, 고위관료 등 엔터프라이즈 등급의 서버 보안 솔루션을 구매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제한적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할 방침이라고 언급했다.
엘리펀트는 소비자 시장에서 오는 3분기까지 철수하기로 결정했다며 걔들(kids)이 주식중개인이 아니라면 더이상 그들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솔루션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소비자 시장 철수는 만우절 농담
그런데 RIM은 회사가 3분기 시장에서 철수한다는 소식이 만우절 농담이라고 밝혔다. 외신 보도된 내용은 RIM 본사가 직접 배포하지 않은 자료에 근거한다는 설명이다.
RIM 국내 홍보담당자는 본사 측에 확인한 결과 해당 외신들은 만우절 기념으로 돌아다닌 자료에 근거한 것이라며 본문의 RIM 대변인이라 인용된 캐스파 르웰린 엘리펀트도 실제 직원이 아니다고 2일 전했다.
인용한 외신의 경우 다른 만우절 농담을 다룬 기사들와 다르게 만우절 농담이란 표시를 안 했다. RIM이 지난해 기획한 만우절 농담 '무화면 블랙베리 출시'에 비하면 사실로 받아들여질 개연성이 높다. RIM이 기업시장에서 일반 소비자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이후 최근 부진한 실적을 보여왔기에, 고민 끝에 소비자 단말 시장을 포기한다는 내용이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진 듯하다.
관련기사
- 美 안드로이드 점유율 48%, 2016년엔…2012.04.02
- RIM 비장의 무기는 '블랙베리 런던'2012.04.02
- RIM, iOS 앱개발자 뽑는다…왜?2012.04.02
- 블랙베리 7.1 업그레이드, '테더링 지원'2012.04.02
어쨌든 현재 회사 입장은 지난달말 밝힌 대로 전략상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무게를 두게 될 테지만 개인 소비자 시장에서 완전 철수할 뜻은 없다는 것으로 정리된다.
한편 전 공동 CEO였던 짐 발실리와 마이크 라자리디스는 최근 내놓은 QNX기반 블랙베리10 단말기 판매 실적과 주가 하락 등 부진한 경영 성과에 책임을 지고 1분기 실적을 내놓으며 물러날 뜻을 밝혔다. 당시 미국 지디넷은 이를 보도한 시기에 RIM 경영진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며, 애플이 이를 사들일 가능성에 대해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