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안 부러운 중견기업 가전은?

일반입력 :2012/03/29 10:29    수정: 2012/03/29 10:37

남혜현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싹쓸이하는 듯한 국내 가전 시장에도 중견기업이 활약하는 공간은 있다. 중견 브랜드지만 탄탄한 제품력으로 소비자 신뢰를 쌓은 것이 밑천이 됐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견기업이 강점을 보이는 가전 제품군은 김치냉장고, 에어워셔, 스팀오븐, 청소기, 정수기 등이다. 해당 분야는 모두 삼성전자나 LG전자가 진출을 선언, 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나 중견기업들이 점유율 1~2위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는 중견기업의 선전을 '가격'과 '신뢰' 덕으로 풀이한다. 삼성·LG전자가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는 만큼 보급형 시장에서 중견기업이 시장을 확보할 여지가 생긴데다, 오랜 시간 고품질의 제품을 선보이며 닦은 소비자 신뢰를 무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오픈마켓 11번가 관계자는 김치냉장고 같은 경우 위니아만도가 오랜 기간 마켓쉐어를 유지하면서 삼성이나 LG와 맞서도 굴하지 않고 버틸 수 있다는 자생적인 경쟁력이 생겼다며 여기에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도 인기 요인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위니아만도 '김치냉장고·에어워셔' 발군

업계 추산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은 약 1조원 규모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면서 이 시장서 주도권을 확보하려 했지만 위니아만도의 벽을 뚫기 어려웠다. 위니아만도 김치냉장고의 지난해 국내 시장 점유율은 약 40%다.

이 회사는 김치냉장고의 성공 DNA를 에어워셔로 옮겨 심는 중이다. 김치냉장고란 카테고리를 먼저 만들어 확실한 브랜드 인지도를 쌓은 것처럼 에어워셔 역시 위니아만도를 먼저 떠올리게끔 각인시킨다는 전략이다.

국내 에어워셔 시장 규모는 작지만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서 판매된 에어워셔는 약 15만대로, 이 중 43%인 6만5천대가 위니아만도의 제품이다.

에어워셔는 지난해 가습기 살균제 여파와 경기 침체 등의 시장 불안 요소가 존재한다는 평이다. 그러나 건강, 환경에 대한 소비자 관심과 에어워셔의 성능과 효용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다수 가전 업체가 새로이 시장에 진출하는 상황에서 완만한 성장이 예상된다.

위니아만도 관계자는 에어워셔의 급속한 성장은 건강과 환경에 대해 높아진 소비자 관심이 반영된 결과라며 신종플루와 황사 영향으로 실내 공기질 관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고 물을 필터로 사용해 자연가습과 공기청정을 동시에 할 수 있어 소비자들에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위니아만도는 스탠드형 방식 딤채 김치냉장고(제품명 DGR472QAHJ)를 주력 상품으로 판매한다. 4룸 4도어 형식을 택해 각 칸마다 독립 냉각기를 장착했다. 칸마다 온도가 조절이 되는 '독립 냉각·독립 제어 시스템'이다. 멀티트레이를 채택해 야채나 육류, 생선 등 식품을, 다용도 밀폐 신선실에는 신선 식품을 보관하기 좋다

에어워셔 주력상품은 '엘리트(제품명 AWE-25PTSH)'시리즈다. 황사 같은 미세먼지의 상극인 물의 흡착력을 이용해 실내의 건조하고 오염된 공기를 빨아들여서 씻어주고, 미세한 물 입자가 포함된 깨끗한 공기를 자연 기화 방식으로 실내로 확산해 최적의 건강 습도(40%~60%)를 자동 유지해 주는 친환경 가전 제품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동양매직 스팀오븐으로 가스레인지 명가 잇는다

흔히들 가스레인지, 정수기를 떠올리는 동양매직은 스팀오븐 시장서도 맏형 노릇을 한다. 업계가 추정하는 지난해 스팀오븐 시장 규모는 약 25만대로, 매출로 따지자면 1천억원 수준이다. 이 중 동양매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35%로 크다.

최근 오븐 또는 전자레인지 시장은 점점 복합화가 진행되는 추세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오븐 하나의 값으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디자인도 주방 인테리어 요소로 꼽히면서 제품 색상도 보다 다채로워 지고 있다.

동양매직은 300℃ 고온증기 시스템에서 '스팀으로 굽는' 오븐을 주력 상품으로 내놓는다. 단순히 음식을 데우는 것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요리를 구워서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오븐과 스팀, 그릴, 레인지의 여러 기능을 합쳤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해당 제품은 ▲요리 내부 불필요한 지방이나 염분을 수분과 함께 배출해 당뇨와 고지혈증을 예방케 하는 저지방 요리법 ▲염분을 줄여 고혈압과 각종 성인병 발병 확률을 줄이는 저염분 요리법 ▲스팀을 이용한 야채 데치기로 비타민C 파괴를 줄이는 비타민보존 요리법 등을 주요 특징으로 한다고 이 회사측은 설명했다.

■청소기 여왕 '한경희 생활과학'

올해로 열두살이 된 한경희생활과학은 현재 스팀청소기 점유율 70%, 스탠드형 스팀스팀다리미 점유율 60%로 독보적인 국내 시장 1위 청소기 판매 업체다. 홈쇼핑 등을 통해 꾸준히 인지도를 쌓아 올린 후 이 분야에선 쉽게 넘볼 수 없는 브랜드를 구축했다는 평이다.

지난해엔 청소기 분야 성공을 등에 업고 마그네슘을 소재로 한 프라이팬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한경희생활과학이 밝힌 올해 매출 목표는 국내외를 포함해 1천600억원으로 잡고 있으며 오느 2015년까지 매출 7천억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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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력 상품 '듀얼스팀(제품명 SI-7000)'은 핸디형과 스틱형 겸용의 듀얼 방식 스팀청소기다. 바닥청소를 기본으로 본체서 분리해 핸디형 스팀청소기로 사용할 수 있다. 소형헤드, 집중분사노즐, 원형브러쉬 등의 청소 액세서리로 다양한 용도로 집안을 스팀청소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기존에 없던 소형헤드로 바닥이 아닌 책상, 선반, 식탁, 가구를 스팀청소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그 외 집중분사노즐과 원형브러쉬로는 화장실 비데 살균, 싱크대, 가스렌지 등의 찌든 때까지 제거할 수 있다. 컬러는 레드, 블랙으로 나왔고 가격은 16만9천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