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솔루션 전문업체 웹케시가 한국HP를 형사상 배임죄로 고소했다. 한국HP가 최근 산업은행 차세대 인터넷뱅킹 시스템 재구축 프로젝트 사업자 선정 과정에 컨소시엄 대표를 맡으면서 경쟁사에 유리하게 입찰 내용을 조작했다는 주장이다.
웹케시(대표 석창규)는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은행 홈페이지 및 인터넷뱅킹 시스템 재구축 프로젝트’와 관련해 함기호 한국HP 대표 등 6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인터넷 뱅킹 시스템과 홈페이지 재구축 프로젝트를 발주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한국HP와 웹케시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삼성SDS와 입찰에 참가했다. 지난 20일 산업은행은 삼성SDS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한국HP는 컨소시엄에서 주사업자로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납품과 웹에이전시 포털 구축을 담당하기로 했으며, 전체 시스템 구축을 웹케시가 담당하기로 했다.
웹케시 측은 고소 사유에 대해 “애초 HP가 웹케시와 프로젝트 입찰 시 상호 협의된 견적가로 입찰하기로 했음에도, 최종 견적 제출에서 이유없이 협의보다 터무니 없는 높은 입찰가를 제시해 의도적으로 정상적인 입찰 및 경쟁을 방해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의 제안요청서(RFP)에 명기된 프로젝트 예산은 248억원 규모였다. 웹케시에 따르면, 웹케시와 한국HP는 입찰가가 230억원 내외로 형성될 것을 예상, 200억원 미만 금액으로 견적제시금액을 최종 합의했다.
한국HP는 최종견적서 제출시 300억원 이상의 견적가격을 제시했다고 웹케시 측은 주장했다. 입찰대표로 나선 한국HP가 상호 협의 수준을 일방적으로 파기했을 뿐 아니라, 프로젝트 예산보다 40% 높은 금액의 견적가를 제시한 것이 의도적인 행위란 것이다.
웹케시는 이와 함께 한국HP가 산업은행에 제출한 하드웨어 스펙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회사 측은 한국HP가 산업은행에 제출한 하드웨어 스펙이 RFP 요구조건에 미달하는 기준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20일 사업자 선정발표 전날인 19일 설명회에서 산업은행 측으로부터 요구사항에 미달한 하드웨어 스펙을 제시받았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밝혔다.
석창규 웹케시 대표는 “정황상 한국HP는 삼성SDS에도 하드웨어를 공급하는데, 주사업자 자격으로 제출한 제안서엔 스펙에 미달한 하드웨어를, 삼성SDS는 정상적인 스펙의 하드웨어를 공급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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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대표는 “현재로선 삼성SDS와 한국HP의 담합 증거는 없고, 검찰조사 과정에서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공공기관 입찰에서 프로젝트 예산을 초과하면 계약이 불가능한 게 당연한데 왜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했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금융권 차세대 프로젝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리스크를 감수하고 고소한 것은 이번과 같은 일에 아무런 제지없이 나아간다면 국내 SW산업 발전 미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어느 회사가 대기업을 믿고 같이 일을 하겠느냐”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