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4G 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 로밍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내년까지는 기다려야할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내년 초가 돼야 LTE 자동로밍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LTE 로밍의 주요 이슈는 구축 국가, 주파수와 단말기로 요약된다. 로밍의 경우 우리나라만 LTE망 구축을 완료했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컨설팅업체 스트라베이스에 따르면 아직까지 전 세계 LTE 네트워크 구축 국가는 30개국에 불과하다.
주파수와 단말기도 걸림돌이다. 세계 주요 이동통신사들이 4G 기술로 LTE를 채택하고 있지만 국가별로 저마다 다른 주파수 대역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연적으로 단말기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적으로 여러 주파수 대역을 커버해야 한다.
결국 기존 LTE폰을 가지고 해외로 나간다 해도 LTE 로밍은 불가능한 상태인 셈이다. 지금 당장 LTE폰으로는 3G 로밍 서비스만 이용 가능하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일단 가장 먼저 LTE망을 구축, 상용화한 나라가 훨씬 더 많아져야 한다”며 “여기에 상이한 대역의 복수 주파수를 아우르는 단말기가 출시돼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KT 관계자 역시 “로밍이란 것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상대 나라도 준비가 돼야하는 것인 만큼 당분간은 어려울 전망”이라며 “LTE를 구축 중인 여러 나라와 협의가 진행 중이기는 하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차용한 LTE 주파수는 제각각이다. GSMA의 와이어리스 인텔리전스 서비스에 따르면 미국은 700㎒, 유럽 일부 국가는 2.6㎓, 중국은 2.5㎓, 일본은 2.1㎓, 동남아시아 다수 국가들은 1.8㎓를 사용 중이다.
스트라베이스는 지난 16일 보고서를 통해 “지역·국가별로 저마다 다른 LTE 주파수 대역을 활용하고 있어 국제 로밍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향후 수년 내 최소 38개의 서로 다른 주파수가 LTE 구축에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800㎒ 주파수 대역을 LTE용으로 쓰고 있다. LTE용으로 각각 확보해 놓은 1.8㎓(SK텔레콤), 2.1㎓(LG유플러스) 대역은 내년에 사용될 예정이다. KT는 1.8㎓를 사용 중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 가장 발 빠르게 LTE 로밍에 대응하는 곳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으로 지난해 12월부터 홍콩에서 2.6㎓ 대역의 LTE 로밍을 제공 중이다. 다만 이는 USB형 LTE 모뎀 방식으로 출국 전에 모뎀을 대여해야 로밍 서비스를 이용 가능하다.
지난 11일에는 홍콩 이통사 CSL와 자동로밍 제휴를 맺었다. 복수 주파수를 수용하는 LTE 단말기가 출시되면 바로 LTE 자동로밍을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자동로밍 제휴는 1.8㎓ 대역으로 맺었다. LTE 자동로밍을 내년으로 점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주파수가 제각각인 것은 전 세계 LTE 사업자들의 고민일 것”이라며 “복수 주파수 수용 단말기가 연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그때가 돼야 LTE 자동로밍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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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복수의 주파수를 아우르는 단말기는 연내 베일을 벗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칩셋 제조사 관계자는 “여러 LTE 주파수를 수용하는 단말기를 만드는 일은 (단말기)제조사, 망사업자와의 협의를 거치면 어려운 일이 아니다”며 “특정 주파수에 맞게 칩 자체를 바꾸는 것이 아닌 RF를 어떻게 붙이느냐에 따라 다른 것인 만큼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