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공정위의 휴대폰 유통 관련 현장 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삼성 그룹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건희 회장이 화를 많이 냈다고 들었다며 강한 질책이 있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24일 공정위의 수원사업장 휴대폰 유통 관련 현장조사를 임직원이 조직적으로 방해한 사실이 적발됨에 따라 역대 최고액인 총 4억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삼성은 또 한 번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이 회장이 삼성전자의 사령탑을 맡으면서 꾸준히 '인적쇄신'을 요구했지만 결국 삼성이란 조직이 변하기 힘든 것이 아니냐는 회의론도 일고 있다.
삼성 내부에서도 조직 문화가 일거에 바뀌는 것은 힘들지 않겠느냐는 분위기가 읽힌다.
삼성측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김순택 미래전략실장이 주재한 사장단 회의에선 일부 사장들이 컴플라이언스 교육을 통해 강하게 담합 등이 해사 행위라고 교육을 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임직원들의 인식과 행동을 바꾸는데는 시간 걸릴 것 같다. 사장들이 직접 의지를 강하게 갖고 챙기지 않으면 시간이 당겨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순택 실장은 실천이 중요하다. 정도를 걷는 것이 장기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임직원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회사가 되어야 하고 외부로부터 존경받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직쇄신을 앞세운 삼성이 공정위 조사 방해건에 연루된 임직원들을 어떻게 징계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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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삼성 내부 감사 결과 부정부패가 드러난 삼성 테크윈의 경우 오창석 사장이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때문에 담합이나 공정위 조사 방해 등 반복적인 문제가 터져나오는 전자에 대해서도 관련 임직원들에 강한 징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김 실장은 그룹은 법과 윤리를 위반하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며 (삼성 테크윈때보다) 더 강하게 징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