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2기' 출범...맺고 풀것은?

일반입력 :2012/03/16 16:51    수정: 2012/03/17 08:25

정윤희 기자

이석채호 2기가 공식 출범했다.

KT는 16일 서울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30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석채 회장의 연임을 의결했다. 이 회장은 향후 3년간 더 KT CEO 직무를 수행한다.

연임에 성공하긴 했으나 과제도 산더미다. 유선 부문 매출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 롱텀에볼루션(LTE) 경쟁, 비통신 부문 시너지 창출, 스마트TV 사태로 촉발된 망중립성 갈등 등이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지난 5일 KT가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 임원들의 연봉을 10% 반납토록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수익성 악화 위기를 극복하고 본격적인 성장 채비를 갖춰야 한다는 위기감이 깔렸다.

이중 가장 큰 과제로 꼽히는 것은 통신서비스 수익성 개선이다. KT의 지난해 매출은 8.1%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5% 줄었다. 통신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유무선 전화 수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실시된 기본료 인하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 회장은 “KT-KTF 합병 당시 매출이 약 10조였는데 그동안 유선전화 부문에서 2조5천억원 이상의 수익이 감소했다”며 “캐시카우에서 2조 이상 수익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단독 KT의 영업이익은 4천억원 미만이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문제는 좀처럼 실적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다는 점이다. 요금인하, 할인요금제 효과 등으로 실적은 떨어지는데 LTE망 구축 등 설비투자에 들어가는 돈은 지속적으로 느는 추세다. KT는 올해 설비투자(CAPEX)에 3조5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수익성 개선 방안은 비통신 부문에서 찾았다. 이 회장은 “이제는 통신사가 통신만으로 성장하기는 어렵다”며 “BC카드, 금호렌터카 인수 등 비통신 부문 사업을 강화해서 주주가치를 극대화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신사는 단순한 전화회사가 아니라 수많은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회사”라며 “키봇2, 올레TV나우 등 무엇이 서비스 되느냐에 따라 다양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T는 이미 통신과 비통신 부문 매출 비율을 5대5로 가져가겠다는 목표를 밝힌 상태다. 이를 위해 자회사 유스트림코리아를 통해 한류콘텐츠의 글로벌 시장 공략을 지원한다. 아울러 애플 아이튠즈와 유사한 모델인 음악서비스 ‘지니’를 내놨으며 B2B 클라우드 시장 공략도 가속화하고 있다.

다만 당장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나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 공통의 분석이다. KT는 지난달 6일 실적발표 당시 “올해 상반기는 요금인하, 할인 요금제 효과 등으로 실적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는 요금구조 합리화와 LTE 가입자 증가로 인해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쟁사보다 6개월가량 LTE 서비스 시작이 늦은 점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KT는 지난해 방통위로부터 2G 종료 승인을 받고 올해 1월에서야 LTE 서비스를 시작했다. 후발주자로 LTE 시장에 뛰어든 만큼 마케팅 비용 등의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SK텔레콤의 LTE 가입자는 약 145만명, LG유플러스는 약 130만명, KT는 약 30만명을 모은 것으로 추정된다.

주가 하락도 이 회장이 풀어야할 숙제다. 현재 KT의 주가는 3만원 초반대로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때와 크게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실제로 이날 주주총회장에서는 주가하락에 불만을 품은 소액주주들이 이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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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 회장은 “회장인 나도 요즘 주가를 보면 속이 상한다”며 “주주들이 KT 주식 잘 샀다는 말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연임이 확정된 후 “부족한 저를 다시 3년 동안 KT호를 이끌게 해줘 감사하며 책임 또한 무겁게 느낀다”며 “내년 주주총회에서는 반드시 KT가 지난 1년간 열심히 해왔구나 하고 느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