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휴대폰 제조 계열사 ‘KT테크’를 팬택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팬택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KT테크와 팬택 실무진들이 만나 KT테크 매각 협상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양측 모두 적극적인 자세는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주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KT테크는 지난해 매출 2천474억4천300만원, 당기순이익 6억4천100만원을 기록했지만 부채가 1천398억원에 달하는 등 경영 환경이 좋지 않다. 스마트폰 ‘테이크 시리즈’와 ‘타키’ 등은 삼성전자, LG전자 등에 밀려 큰 파장을 내지 못했고, 지분 94%를 보유한 KT가 아이폰 판매에 집중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됐다.
과거 KTF의 자회사 KTFR 시절 휴대폰 ‘에버’ 브랜드로 마니아층을 모았지만 스마트폰 시대에는 영향력이 크게 줄었다.
때문에 KT는 올 안에 KT테크 매각 관련 논의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팬택 외 다른 휴대폰 제조 대기업들과도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T테크의 가장 큰 강점은 기술력이지만 휴대폰 제조사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팬택 역시 KT테크 인수가 시너지로 이어질 지 반신반의하고 있다.
여기에 워크아웃을 졸업한지 불과 두 달여밖에 안 된 팬택이 퀄컴과 금융권을 비롯한 대형 주주들의 의견을 모으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KT테크 기술력만 보고 인수에 적극 나서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팬택 관계자는 “KT테크 측과 일단 만나기만 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오고가지 않았다”며 “현재는 스마트폰 신제품 개발과 해외 공략에 집중해야할 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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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다양한 방안들을 구상 중이지만 KT테크 매각을 직접 논할 단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단, 팬택의 KT테크 인수가 성사된다면 계열사 팬택씨앤아이와 합쳐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씨앤아이는 지난 1995년 금융회사로 설립돼 2000년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인수, 휴대폰 단말기 부품 연구개발을 맡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