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하이닉스 업고 수출비중 70%까지

일반입력 :2012/03/02 09:59

송주영 기자

SK그룹의 수출비중이 연초부터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태원 회장의 글로벌 경영 전략에 하이닉스까지 힘을 보태주며 올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0% 수준에서 70%로 올라설 전망이다.

SK는 수출뿐만 아니라 인력면에서 외형도 크게 증가했다. 하이닉스를 인수하며 전 직원 수가 7만명을 넘어섰다. SK는 상반기 중 대졸 신입, 경력사원 1천500여명, 고졸인력 840여명 등 최대 2천300여명 규모의 채용을 이달 중순 시작하며 올해도 7천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1~2월 수출 역대 최고치 11조

2일 SK그룹에 따르면 하이닉스를 포함한 제조업 계열사의 올 1~2월 수출이 역대 최고치인 11조원에 육박했다. SK그룹에 따르면 이 추세라면 올해 전체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60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커졌다. 매출의 70%를 해외에서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SK그룹은 지난 1~2월 SK이노베이션 등 7개 제조 계열사의 추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14조9000억원 매출에 10조6000억원의 수출을 기록했다. SK 제조업 계열사는 SK이노베이션 계열의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케미칼, SKC, 하이닉스 등이다.

이 같은 수출액은 전년 동기 7조8000억원에 비해 약 36% 증가한 것이다. 역대 1, 2월 실적 중 최고치다. 수출 비중도 71.1%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70%대를 넘어섰다.

SK는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1분기 수출액은 1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해 1분기의 8조9700억원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SK 관계자는 “수출 비중이 95%를 웃도는 하이닉스의 지난해 매출이 10조39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수출 60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SK가 글로벌 수출기업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출기업의 통상적인 잣대로 치는 수출비중 70%를 넘어서는 실적을 올린 것은 매우 주목할 만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같은 수출 증가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올 초 최태원 회장이 하이닉스 인수를 계기로 올해는 글로벌 성장 원년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직접 발로 뛰며 글로벌 시장 개척에 앞장서는 등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편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2002년 수출 5조에서 지난해 45.5조까지 증가

SK그룹 제조업 계열사(하이닉스 제외)의 수출은 10년 전인 2002년만 해도 5조원대에 불과했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함께 최태원 회장의 글로벌 경영이 본격화한 2007년 20조원에 이어 2009년 23조원, 2010년 29조원 등으로 급성장했다.

수출 비중도 최 회장 취임 전인 1997년 30.8%에 그쳤으나 2006년 50.3%로 처음 50%를 돌파했다. 2010년에는 56.4%로 높아졌다. 이에 더해 지난해에는 수출액이 45조5천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수출 비중도 62%로 처음으로 60%대에 진입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호주, 브라질, 터키, 스페인,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중국 등 20여개국을 돌며 SK의 ‘글로벌 영토’ 확장에 공을 들여왔다.

스페인 렙솔사와의 윤활기유 합작공장 추진, 터키 도우쉬그룹과의 인터넷사업 협력, 터키 화력발전 사업 진출, 중국 시노펙과의 석유화학 공장 설립 협약 체결 등 성과를 이끌어냈다.

SK는 글로벌 전략의 성과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최 회장의 주문에 따라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19조1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2002년 투자액 3조원의 6배가 넘고, 지난해 9조원에 비해서도 두 배를 웃도는 것이다.

■하이닉스 인수 후, 인력규모도 7만명

SK그룹은 하이닉스 인수 후 전체 인력 규모도 7만 명을 처음으로 넘어서는 등 회사 규모가 확대됐다. 인력증가의 한계가 있는 에너지와 통신 등 장치 사업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SK그룹에게 임직원 7만명 시대는 장치, 제조 산업의 융합의 측면에서 의미있다.

SK그룹은 지난달 하이닉스 인수를 마무리 하면서 그룹 전체 인력이 사상 최대 규모인 7만 600여명으로 집계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SK그룹 총 임직원 수는 5만 1천여명이었는데 1만 9천600여명인 하이닉스의 인수가 마무리 되면서 7만명을 넘어섰다.

SK그룹은 지난 2004년 처음으로 3만명을 넘긴데 이어, 지난 2007년 지주회사 전환 이후 2008년 3만7천명, 지난 2010년에는 4만7천명으로 늘었다. 이후 다시 1년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5만명을 넘긴 바 있다. SK그룹은 이 같은 임직원 증가에 대해 “최태원 회장이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국민경제의 선순환을 담당해야 할 기업 본연의 책임이기도 하지만 우수한 인재풀을 많이 확보하는 것은 기업의 미래 경쟁력의 핵심이라 강조하면서 채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SK그룹은 지난해 대비 40%이상 늘어난 7천명을 채용한다. 고졸사원은 올해 2천1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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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증가는 사업 확장이 빠르게 진행된 SK건설, SK C&C 등 인프라와 해외진출 계열사에서 크게 증가했다. SK건설은 2002년 말 2천100여명이던 임직원 수가 지난해 말 6천200명을 넘겼다. SK C&C는 같은 기간 1천700여명에서 4천명으로 증가했다.

SK그룹은 장치산업과 제조산업이 적절하게 융합, 일자리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하이닉스는 올해 4~5조원 투자를 시작으로 매년 투자가 늘어나 새로운 생산, 연구시설이 증가하면서 일자리 규모도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