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는 앞서 윈도8 디벨로퍼프리뷰 버전을 통해 PC와 모바일을 융합한다는 목표에 다가서고 있음을 드러내왔다. 경쟁사 애플이 모바일 운영체제(OS) iOS와 PC 플랫폼 맥OS X을 놓고 시도하는 것과 닮은 행보다. 이미 알려진 메트로스타일의 타일 인터페이스는 윈도폰과 윈도8 사용자 경험(UX)을 이어줄 단적인 사례로 꼽힌다.
또 MS는 자사 OS를 소화할 수 있는 하드웨어 성능 범위를 늘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윈도7을 업그레이드한 윈도8은 기존과 달리 더 높은 시스템 사양을 요구하지 않으며, 윈도폰 역시 '탱고' 버전을 탑재한 노키아 루미아610 단말기의 사례처럼 기존보다 낮은 사양에서 돌아갈 수 있게 만들었다.
회사는 마침내 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2 행사장에서 윈도8 컨슈머프리뷰 버전을 공개했다. MS는 윈도8 컨슈머프리뷰 버전을 탑재한 데스크톱, 노트북, 태블릿 단말기를 시연대에 올렸다. 회사는 현재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설치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도록 개방했다. 이와 더불어 개발자를 위한 비주얼 스튜디오 11 베타 버전을 제공한다.
■소스코드 10만건 변경…개발자→사용자로 중심이동
MS 윈도 총괄 담당자 스티븐 시노프스키는 윈도8 컨슈머프리뷰가 앞서 개발자들에게 배포한 버전을 통해 받아들인 피드백에 기반해 10만건 이상의 코드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윈도8 디벨로퍼프리뷰 버전이 '개발자를 위한 새로운 API와 혁신적 도구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 컨슈머프리뷰 버전은 '광범위한 사용자 기반'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윈도8 컨슈머프리뷰의 변화는 ▲'앱 맛보기'를 제공하는 윈도스토어 ▲윈도PC와 윈도폰을 연결하는 클라우드 ▲인터넷 익스플로러(IE) 10 플랫폼프리뷰(PP) 5 ▲인터페이스 변화와 기능 개선, 4가지 주제로 요약된다.
새로 열린 윈도스토어는 윈도8용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쓸 수 있도록 열린 장터로 묘사된다. 외부 개발자들이 MS가 제공하는 윈도런타임(WinRT) API를 써서 만들었거나 MS가 직접 제공하는 '메트로스타일' 앱을 일반 사용자들이 찾아 써볼 수 있다. 윈도스토어는 각 사용자에게 알맞은 앱을 추천하고 사용자들은 사용한 앱을 평가할 수 있다.
MS는 윈도스토어에 올라온 앱이나 윈도8 컨슈머프리뷰 앱이 맛보기 수준의 개발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향후 업데이트를 예정했다고 밝혔다. 윈도8 디벨로퍼프리뷰 환경이 개발자 피드백을 통해 개선된 컨슈머프리뷰 버전이 나왔듯, 이제 막 열린 윈도스토어는 사용자 테스트와 피드백을 거쳐 정식판에서 개선돼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가 여러 단말기를 다루더라도 윈도8은 사용자가 여러 PC에서 앱과 그 설정을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게 MS측 설명이다. 이는 MS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환경의 이점으로 표현된다. MS는 PC뿐 아니라 스마트폰 플랫폼 역시 클라우드 기반의 연결된 경험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MS는 웹서비스 전반에 걸쳐 윈도PC와 윈도폰을 연결한 클라우드를 통해 콘텐츠와의 통합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S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클라우드 저장공간을 사용하며 모든 설정을 다른 장치로 옮길 수도 있고 전자 메일, 일정, 연락처 등을 이용해 정보를 주고받거나 외부 서비스에 연결할 수도 있다. 앞서 언급한 맛보기용 앱 가운데 윈도8 메일, 캘린더, 피플, 메시징, 포토, 스카이드라이브가 클라우드 기반 경험을 지원한다.
클라우드뿐아니라 웹브라우저 경험도 확 달라질 전망이다. 윈도8에 기본 탑재될 IE10이 다섯번째 맛보기판으로 탑재됐다. MS는 윈도8이 '브라우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웹을 서핑할 수 있도록 화면의 한쪽 끝에서 다른쪽 끝까지 가로지르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IE10 브라우저를 실행해도 테두리가 보이지 않고 화면 전체가 웹페이지를 표시하도록 돼있다는 얘기다. 일반 PC용 모니터에 비해 화면 크기가 작은 태블릿과 노트북 등 모바일기기용 경험을 고려한 설계다. 인터페이스 디자인과 더불어 MS가 꼽은 특징은 '빠르고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하드웨어 가속', '데스크톱에서도 동일한 렌더링 엔진과 고성능 스크립트 엔진'으로 웹 성능이 올라간다는 점이다.
이밖에 MS는 윈도8 환경을 터치뿐 아니라 키보드, 마우스 사용에 적합하게 구성했고 프로그래밍 플랫폼을 테스트하기 위해 지난해 9월 내놓은 디벨로퍼프리뷰 이후 전체 하위 시스템에 걸쳐 성능, 품질, 안정성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최소 사양, 출시 일정, 기업용 가이드
MS는 공식적인 시스템 사양 공개를 나중으로 미뤘지만 시스템 요구 사항이 변경되지 않았으므로 윈도7 로고 PC로 시작하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윈도7이 설치된 환경이나 윈도8 디벨로퍼프리뷰 버전을 테스트한 기기에서 쓸 수 있다는 얘기다.
MS는 윈도8 컨슈머프리뷰를 접하기 위한 권장 환경으로 가상머신(VM) 설치가 아닌 실제 하드웨어 설치를 '강력히 권장'한다고 언급했다. 최소 화면 해상도는 가로 1024, 세로 768 화소라고 덧붙였다. 아직 개발중인 제품을 테스트하는 버전인 만큼 향후 몇주~몇달에 걸쳐 업데이트, 드라이버 개선이 계속될 것이라고도 예고했다.
시연에 앞서 알려진 내용은 MS가 곧 윈도8 클라이언트뿐 아니라 윈도서버8과 그 개발도구도 함께 선보일 것이란 점이었다. 현재 공개된 버전은 윈도8 32비트, 64비트 PC용 클라이언트 제품(빌드 8250)이고 개발자를 위한 비주얼스튜디오 11 베타 버전도 내려받을 수 있게 됐다. ARM기반 윈도(WOA)는 공개되지 않는다. MS는 WOA 테스트를 회사가 선별한 개발자나 파트너사 전문가들에게 맡겼고, 향후 정식판이 만들어지더라도 소프트웨어만 별도 판매하진 않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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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8 완성판(RTM)은 언제 나올 것인가? MS는 이를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미국 지디넷 보도에 따르면 '윈도8 컨슈머프리뷰'는 사실상 기능면에서 완전판이라 볼 수 있다고 한다. 컨슈머프리뷰 버전에서 RTM으로 넘어가는 동안 급격한 기능 변화나 대규모 인터페이스 개조가 발생하진 않을 것이란 얘기다. 현 시점을 1단계로 친다면 최종평가판(RC)이 2단계, RTM이 3단계다. 일부 MS의 PC 제조사 파트너들은 윈도8PC와 슬레이트 단말기가 올해 3분기나 4분기쯤 매장에서 팔릴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MS는 공식 발표를 앞두고 기업사용자들을 위한 윈도8 컨슈머프리뷰 제품 가이드를 공개했다. MS 다운로드센터에서 앱로커, 비트로커, 윈도투고, 정련된 부팅, 클라이언트 하이퍼V 기술을 소개한 '기업용 윈도8 컨슈머프리뷰 제품가이드'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다. 또 윈도서버8 베타 버전을 다루기 위한 '윈도8 컨슈머프리뷰용 원격 서버 관리 도구' 설치 파일도 함께 공개됐다.